북한이 교육개혁 의지를 드러내며 12년 의무교육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북한 교사들의 처우가 개선되지 않고 최하층 생활이 지속되면서 학교를 떠나 석탄회사에 들어가는 교사가 늘어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3일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에 따르면, 북한 일부 지역에선 경제적인 어려움을 견디지 못한 교사들이 학교를 그만두고 석탄수출 외화벌이 회사에 들어가 ‘자토’로 일하고 있다. ‘자토’란 석탄 생산 지시 및 조직관리 책임자로, 외화벌이 회사 사장은 고학력자 위주로 ‘자토’를 직접 선발해왔다.

데일리 NK는 북한 평안남도의 소식통을 인용해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한 1급 교사가 탄광 자토로 일하고 있다”면서 “교육제도만 바꿔놓고 해결책과 교사에 대한 우대가 없으니 교사들이 학교를 떠나 시장에서 전망을 찾으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2012년 9월 25일 최고인민회의 제12기 6차 회의에서 기존의 11년 의무교육제도를 12년으로 늘렸다. 북한은 기초과학 분야 교육을 기본으로 하되, 외국어 교육을 강화하고 교육행정관리를 전산화하는 등 교육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로 인해 교육 수준은 일정 수준 높아졌지만, 교사들에 대한 처우는 여전히 나아지지 않아 능력 있는 교사들의 교직 이탈이 느는 것으로 보인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북한 교사들은 월급과 배급에 100% 의지해 생계를 꾸리기 때문에 생활수준은 최하층에 머물고 있다. 예전과 달리 교사들에 대한 월급과 배급은 제대로 이뤄져도, 평안남도 고급중학교(고등학교) 교사의 한달 배급량은 통강냉이 15kg이다. 또 평균 월급은 교원 급수(1~6급)에 따라 북한돈 2500~5000원 수준이다. 하지만 여기서 각종 사회과제와 충성자금·당비 등을 빼면 실제 수령하는 금액은 1000~1500원 정도로, 달걀 한개 값(800~1200원)에 불과하다고 데일리NK는 전했다.

반면 석탄 생산부터 판매·유통까지 모두 개인이 경영하는 석탄수출 외화벌이 회사들은 능력 있는 관리자를 뽑기 위해 학교를 떠나는 1급 교사들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내 소식통은 “평안남도에는 석탄수출을 하는 외화벌이 회사가 인민무력부 산하 등 100여 개가 넘어 경영을 배울 기회의 땅”이라면서 “남자 교사들이 자토로 일하는 경우는 이제 일반적 현상이 되고 있다. 외화벌이 회사에서도 능력 있는 교사들을 고용하는 것을 반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교사들의 처우가 개선되지 않으면 교직 이탈 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이 매체는 분석했다. 한 소식통은 “우대정책이 시행되지 않으면 능력 있는 교사들은 더욱 학교를 떠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12년제 교육정책이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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