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1년 10개월여간 억류중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씨의 모친 배명희 씨는 북한이 협상 대상자로 미국 북한인권특사가 아닌 다른 인물을 원하는 것으로 들었다고 밝혔다.
배명희씨는 최근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11일 아들 배씨와 통화한 내용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모친 배씨는 아들과의 통화에서 "다시 수용소에 가서 힘들다는 이야기, 그리고 특사가 와야 (자신의 석방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 말했다.
북한이 특사로 로버트 킹 특사를 받지 않겠다는 입장은 분명한 것이냐는 질문에 모친 배씨는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월 한미군사훈련에 미국이 B-52 폭격기를 투입했다는 데 항의하며 킹 특사의 방북을 전격 철회한 바 있다.
북한이 킹 특사의 방북을 원치않는 이유는 분명치 않으나, 북한인권특사라는 직함이 북한입장에선 북한이 배씨의 인권을 침해한 것 처럼 비쳐질 수 있는 데 대한 우려 때문일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모친 배씨는 "최근 아들 배씨가 미국 CNN과 인터뷰한 장면을 봤다"며 "그 전보다 많이 몸무게가 줄어든 것 같고, 얼굴이 스트레스를 받아 많이 어두워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그래도 죄수복이나 병원복을 입지 않고 일반 옷을 입고 나와서 보기는 좀 나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이 억류자들에 대한 인터뷰를 모두 허락한 사실을 언급하며 "그걸 보면 그쪽(북한)에서도 정말 대화할 용의가 지금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화를 하든 협상을 하든 누구를 보내든, 지금이 해야 할 시간이라고 생각한다"며 "꼭 좀 해달라고 부탁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모친 배씨는 "북한도 미국하고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한다고 나는 생각한다"며 "꼭 좀 이번엔 서로 잘 대화해서 일이 잘 풀려서 제발 좀 (아들을) 내보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CNN은 전날 케네스 배씨를 포함해 미국에 억류중인 미국인 매튜 토드 밀러씨와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씨와 인터뷰한 보도를 내보냈다.
- 입력 2014.09.02 1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