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북한에 억류 중인 자국 시민 3명을 인도주의적 배려 차원에서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외국에 있는 미국 시민의 안녕과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며 "우리는 (북한에 억류된) 미국 시민 3명의 석방을 위한 작업을 계속해서 적극적으로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패트릭 벤트렐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공동대변인도 성명에서 "미국인들의 석방은 최우선 과제인 동시에 이번 사안은 백악관 차원에서 매우 주의 깊게 다루고 있다"며 "가능한 한 빠른 석방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측의 이 같은 성명은 이날 CNN이 북한에 억류돼 있는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배준호)와 다른 두 미국인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56)과 매튜 토드 밀러(24) 등 3인에 대한 인터뷰를 방송한 직후 나왔다. 당초 이들 3명은 감금에 가까운 생활을 하고 있지만 북한이 이례적으로 외국 언론과의 접촉을 허용하면서 CNN이 인터뷰 방송을 내보낸 것.

3명의 미국인은 북한 관리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자신들이 가족들과 연락할 수 있다면서 미국 정부에 자신들의 석방을 교섭하기 위한 대표단을 파견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저마다 잘 대우받고 있다면서도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미국 정부의 석방을 위한 적극적인 행동을 바란다고 호소했다.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케네스 배는 노동수용소에서 하루 8시간 노동을 하고 있다면서 건강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2012년 11월 함경북도 라선을 통해 북한을 방문했다가 체포됐다.

다른 2명은 한 달 내에 반국가 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을 예정이라면서 어떤 판결과 징벌이 내려질지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파울은 지난 4월29일 북한을 방문했으며, 청진에 있는 나이트클럽에 성경책을 놓고 온 혐의를 받고 있다. 북한에서 '선교 활동'을 하는 것은 반국가 범죄 행위다.

9살과 10살, 12살 등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 3명을 두고 있는 그는 "3주 동안 가족과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며 "1달 안에 배씨와 같은 감옥에 갇힐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족들이 자신의 벌이에 의지하고 있어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북한에 와서 자신들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4월10일 여행 비자를 발급받고 북한을 찾은 밀러는 "미국 정부가 강력한 시민보호 정책을 펴고 있지만 내 경우에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며 "미국 대통령에게 편지도 썼지만 답장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입국 과정에서 북한이 발급한 관광증을 찢고 망명을 요청한다고 고함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거절했다.

한편 사키 대변인에 따르면 스웨덴 대사관은 정기적으로 이들 미국인들에 대한 영사의 접근을 북한 당국에 요청하고 있다.

사키 대변인은 "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관은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들과 관련, 보호력을 대신 행사하고 있다"며 "우리는 스웨덴 대사관 측과 정기적이고 밀접한 협력 관계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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