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중국의 국경을 넘어온 ‘꽃제비’ 20명이 중국 지린성(吉林省)과 랴오닝성(遼寧省) 등 동북지방에 은신 중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최근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한 탈북자 구출 조직 관계자는 “꽃제비들은 15~19세가량의 고아들로 탈북한 지 2~3년씩 됐다”며 “이들은 이리저리 떠돌다가 행방 없이 두만강을 넘어온 아이들”이라고 밝혔다.

일명 ‘탈북 브로커’라고 불리는 이 구출자는 이 꽃제비들이 함경북도 무산군과 회령시 지방을 떠돌다 배가 고파 무작정 두만강을 건너온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북·중 국경에 대한 경비가 강화되면서 도강하려는 북한 주민 1명당 수천 달러의 비용이 드는 데 반해, 이들은 ‘생계형 탈북자’라는 것이다.

‘꽃제비’는 먹을 것을 찾아 일정한 거주지 없이 구걸이나 도둑질을 하며 떠돌아다니는 북한의 어린 아이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 구출자는 “꽃제비들은 옌지(延吉)와 선양(瀋陽) 등 안전한 지역에서 보호받고 있다”면서도 “중국에 보호자가 없어 생계를 꾸리기가 어렵고, 보호자들도 이들을 오래 데리고 있을 수 없어 제3국으로 구출시킬 사람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북한인권 시민단체 등에서 이들을 구원하는 것은 곤란한 상황이다. 꽃제비들이 머무는 곳은 중국 당국의 통제가 미치는 곳이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공안이 기차역과 버스 정류장에서 불법 월경자로 의심되는 사람들을 집중 단속하고 있고, 중국 당국이 외국인 불법 월경·불법 체류 단속을 강화해 한국·미국의 기독교 선교사들과 인권 관계자들이 많이 철수한 상황이다.

한편, 앞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부모 잃은 아이들에 대해 국가가 책임지고 돌봐주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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