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경의선 복구에 합의했다는 소식에 경기북부 주민들은 일제히 환호하며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특히 북한 지역을 경의선을 타고 여행해 본 나이 든 주민들과 이산가족들은 그동안 말로만 나오던 경의선 복구사업이 꼭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일제시대 경의선으로 개성을 자주 왕래했다는 김철영(김철영·72)씨는 “다시 기차를 타고 개성의 박연폭포와 선죽교를 구경할 날이 오는 거냐”며 기뻐했다. 문산에 사는 김씨는 초등학생 때인 1930년대, 방학 때마다 경의선을 타고 개성 친척집에 놀러 다녔다. 6·25전쟁 이후 경의선을 이용하지 못했지만, 당시 추억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문산역 인근에 사는 이산가족 한태준(한태준·73)씨는 일제시대 의주농고를 다니면서 평양, 개성 등을 경의선으로 여행했다. 한씨는 “철도가 이어지면 아버지 묘소를 찾아 제사부터 지내겠다”고 말했다.

경의선 주변 파주시 주민들은 하나같이 경의선 복구가 지역 개발로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문산읍 문산4리 민병호(민병호·53) 이장은 “연이은 수해로 문산을 등지는 주민들마저 생기는데, 경의선 사업을 계기로 지역 발전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종혁기자 chlee@chosun.com

경의선 구간 (남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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