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등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극비리에 군용기를 타고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왔다는 관측이 일고 있다.

북미 간 대화채널 복구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과 맞물려 사실 여부가 주목된다.

29일 국내 복수의 언론은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이달 중순 미 군용기를 타고 평양을 방문했다고 워싱턴 등 외교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와 관련 우리 외교부를 물론 미 국무부도 "아는 바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다만 정황상 백악관과 미 정보당국 관계자들이 평양을 방문했을 가능성은 없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한반도 지역권의 항공 왕래를 감시하는 우리 정부당국이 이달 중순께 미 군용기가 평양에 들어간 사실을 포착했다는 소문이 들린다.

우리 당국이 미 군용기의 평양 진입 배경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미 관계자들의 방북 사실이 확인됐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보다는 사전에 우리 정부에 방북 계획과 목적을 통보했을 여지가 있다.

이와 관련 국내 한 일간지는 "미국은 방북 목적에 대해 현재 북한에 억류 중인 케네스 배 등 자국민 3명 석방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으며, 정부는 인도주의적 사안임을 감안해 이의제기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일단 미 관계자들이 평양에서 북측과 접촉했다면, 북한에 억류중인 배씨 등 미국인 3명의 석방문제를 논의했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미국인 억류 건이 북핵문제와 완전히 무관치 않다는 측면에서 북미 간 최대 쟁점인 북핵문제와 관련한 논의도 있었을 것이란 관측이 높다.

특히 미국은 최근 시드니 사일러 백악관 한반도 담당 보좌관을 북미 간 소통 창구인 '뉴욕채널' 담당직인 6자회담 특사직으로 기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14개월여간 공석이었던 북미 간 직접 대화 창구 담당자를 새로 앉힌 것이어서 미국이 북한과의 6자회담 등 북핵 관련 물밑 협상을 준비중이라는 시각도 제시된다. 이번 미측의 평양방문도 이같은 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러나 이번 북미 간 접촉이 사실이라고 해도 당장 북한이 억류중인 미국인을 석방하거나 가시적인 6자회담 재개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서울의 한 외교 소식통은 이와 관련 "2012년에도 극비리에 북미 간 접촉이 이뤄졌지만, 상호 간 불신으로 어떤 합의도 이뤄지지 못했다"며 "(북미 간 비밀접촉 성과를 알려면) 앞으로 북한 억류 미국인 문제나 북핵문제와 관련한 북한의 태도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당국자들은 북한이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처음으로 장거리 로켓(미사일)을 발사하기 직전인 2012년 4월과 같은해 8월 두 차례에 걸쳐 평양을 극비 방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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