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아시아방송 워싱턴-김진국 kimj@rfa.org

외부정보 유입과 시장경제화 등 북한 사회가 변하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자연재해로 농작물 생산이 줄어들어 ‘소규모의 식량난’이 발생해도 탈북을 선택하는 기후난민이 늘 수 있다고 한국의 기상전문가가 주장했습니다.

한국 아산연구소의 최현정 연구원은 1990년대 해수면의 온도가 빠르게 상승하는 엘니뇨 현상으로 북한에서 자연재해로 인한 식량부족 사태가 발생했음을 지적하면서 1990년대 후반에 나타났던 초대형 엘니뇨가 올해 다시 한반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최현정 연구원: 기상전문가들은 2014년을 기후변의 축면에 기념비적인 한 해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세계적 자연재해를 동반하는 엘니뇨 현상이 올해 중에 예상되며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에 기상이변 등 나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최 연구원은 1997년에서 1998년의 초대형엘니뇨가 몰고 왔던 가뭄과 홍수 때문에 북한에서 최소 33만여 명의 아사자가 발생했다면서 이 같은 대형재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기상이변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 연구원은 현재 북한 주민의 경제 생활이 장마당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외부 정보의 유입이 늘고 주민들 사이의 정보 공유도 활발해졌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단기간이라도 식량난을 겪게 될 경우 고난을 감내하기보다는 국경을 넘어 탈북하게 될 가능성이 예전에 비해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최현정 연구원: 유엔의 식량농업기구(FAO)의 2014 북한작황전망을 보면, 약90만 톤 정도의 식량이 부족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전망치는 여름철 수해나 태풍피해 등 올해 예상되는 엘니뇨 피해를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90만 톤의 2배 이상 식량이 부족해지면 북한주민이 기후난민, 즉 탈북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최 연구원은 최근 북한 당국이 ‘기후변화로 초래되는 이상기후현상과 혹심한 자연재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노동신문의 사설로 소개하고 전국단위의 물길공사를 진행하는 등 기후변화의 적응정책을 도입하는 모습은 보이지만, 기상이변을 완화시키는 정책 도입은 미미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최 연구원은 북한 당국이 태양열 에너지와 같은 대체에너지 개발 분야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국제사회와 한국도 과거와 같은 재난구호를 위한 대북지원이라는 사후 지원정책에서 보다 적극적인 재해예방을 위한 사전 지원 및 협력 정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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