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성공단 내 태성산업에서 근무하는 북한 근로자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뉴스1 © News1

개성공단 일부 입주업체의 북측 근로자들이 유독물질중독 증상을 호소하며, 해당 공정 작업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남북 양측은 해결방안을 두고 협의하고 있지만, 화학물질 관련 환자가 발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합의점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자동차핸들커버 제조 기업인 A업체와 자동차 연료펌프필터를 만드는 B업체의 10명 안팎의 북측 근로자들이 극심한 두통을 호소했다.

해당 근로자들은 독성물질 중독증상을 주장하면서, 특정 공정에서 제외시켜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남측이 이에대해 신속하게 처리를 해주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참여를 거부하고 있는 공정에는 벤젠 등 유독성 화학물질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공기를 통해 발생하는 벤젠중독은 두통·현기증·호흡곤란 증상을 일으키며 중증인 경우에는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문제는 북측 근로자들에게서 화학물질중독과 관련한 산업재해 의심 사례가 발생한 경우가 이번이 처음이어서 환자가 발생했을 경우 이를 처리할 마땅한 가이드라인이 없다는 점이다.

우리 정부측은 해당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역학조사 등 검진을 하자고 제안했지만, 북측은 이 사례가 외부로 알려지는 데 대해 우려하며 치료에 필요한 의약품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물리적으로 근로자가 다치는 등의 재해는 (사고 경위가) 명확한 데 반해 이런 식으로 (조사가) 필요한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측이 정식으로 검진하는 데 대해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이번을 계기로 이같은 사례가 또 발생했을 경우를 대비해 명확한 처리방안을 만들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일단 상황을 주시하면서 현장 관계자들 간 문제 해결 방안이 도출되길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 근로자들이 독성물질에 중독됐다고 결론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장 관계자들이 상황을 잘 아는 만큼 적절한 방안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