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코나스넷 최경선 기자

북한은 정권의 존립이 위태롭다고 판단할 경우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6월26일부터 이틀간 워싱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미-중 간 비확산과 핵 안보 협력 강화’ 회의에서 미국과 중국의 전문가들은, 미국이 북한 정권의 교체를 시도한다고 판단할 경우 북한은 이에 대응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미국의소리방송(VOA)이 18일 전했다.

방송은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가 공개한 회의록을 바탕으로 이같이 전하면서, 이 회의에는 미국의 민간단체인 CSIS 산하 퍼시픽 포럼의 랄프 코사 소장과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토비 달튼 부국장 등 전문가 11명과 국무부, 에너지부의 당국자 3명이 참관했으며, 중국 측에서는 사회과학원의 팡지셰 연구원과 주펑 베이징대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 9명 등 총 23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한 참석자는 “미국이 북한 정권을 위협하려는 게 아니라는 점을 북한에 알리는 것이 도전과제”라며 “중국이 이런 내용을 북한에 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북한이 남한을 공격하더라도 반드시 미국의 대규모 군사적 대응이 촉발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은 북한에 대한 억지를 약화시키는 것이며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핵 문제 해결과 관련한 중국의 역할에 대해 중국 측 참석자들은,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제한적이며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실수라고 주장했다. 또 지난 몇 달 간 중국이 북한을 자제시키기 위해 활발히 움직였으며 이에 대해 북한이 화를 낼 지경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할 경우 중국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미국측의 질문에 중국 측 참석자들은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은 채 중국은 북한 문제에 대해 미국과 협력하는 것으로 비쳐지길 꺼린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이 생각하는 핵 위협의 우선순위도 달랐다. 미국 측 참석자들은 파키스탄에 이어 이란과 북한이 미국에 위협을 제기하는 것으로 보았다. 특히 북한의 경우 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을 미국 본토까지 쏠 수 있는 능력을 곧 갖출 것으로 우려했다.

반면 중국 측 참석자들은 북한의 핵 위협을 가장 우려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비핵화할 전망도 없고, 김정은이 모험을 감행해 한반도에 핵 위기를 일으키거나 북한 정권이 붕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일본의 핵무기 보유 가능성을 크게 우려했다. 일본 정부가 이미 핵물질을 많이 보유하고 있고, 특히 군사력을 확대하고 있는 아베 신조 정부가 핵무장을 결정할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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