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북·중 국경 지역인 양강도에 창설한 12군단에 최근 탱크와 장갑차 수십대씩을 증강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0년 창설된 12군단은 유사시 중국군의 움직임에 대응하는 부대로 알려져 있다.

대북 소식통은 18일 “원래 탱크 한 대도 없던 양강도 지역에 80여대의 탱크가 배치되고 장갑보병 부대인 42여단, 방사포 부대인 934여단, 특수전부대인 43저격여단이 들어와 공격형 부대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양강도 삼수군에 위치한 42여단에는 조만간 ‘준마-ㄹ’로 불리는 신형 장갑차 80여대가 배치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10~15명을 태우고 시속 80km로 달릴 수 있는 이 신형 장갑차는 김정은이 올해 안에 우선 배치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산악지대가 많은 양강도의 특성에 맞게 만들어진 ‘준마-ㄹ’ 장갑차에는 대공무기와14.5mm기관총, 7.62mm기관총, 연막탄 발사기, 유독가스 제어기 등이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7월 27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북한군 탱크들의 평양 시내 퍼레이드 모습. 정전 60주년을 맞아 북한군은 대규모 군사 행진을 벌였다고 한다. /로이터.뉴시스
작년 7월 27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북한군 탱크들의 평양 시내 퍼레이드 모습. 정전 60주년을 맞아 북한군은 대규모 군사 행진을 벌였다고 한다. /로이터.뉴시스
원래 작년 12월에 배치될 예정이었던 이 장갑차는 61호 군수공장에서 미처 생산을 하지 못해 출고 대기 중이며, 올해 안에 생산이 끝나는대로 12군단에 배치된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신형 장갑차들은 양강도 보천군에 주둔한 42여단 2대대와 삼지연군에 있는 3대대, 혜산 시내에 있는 4대대와 여단지휘부에 우선 배정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동 사격통제장치와 컴퓨터 모니터를 장착한 북한의 최신형 ‘선군915’ 탱크 10여대도 이 부대에 배치됐다고 한다. 소식통은 “‘선군915’ 탱크는 승무원 2명이 탑승(구형 탱크는 4명 탑승)하는 신형”이라며 “승조원의 생존능력을 높이기 위해 두꺼운 보호장갑을 댔으며 장착된 120mm포가 자동으로 목표를 탐색하고 1분에 8발을 조준·발사 할 수 어었다///있다”고 했다. 또 내부에 선풍기를 설치해서 시원하게 만들고 송수신 거리가 74km 이상인 고성능 무선기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구형 탱크에 탑재된 무선기의 성능은 송수신 거리가 12km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선군915’ 탱크는 엔진을 비롯해 수입 부품이 너무 많아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북한 군수공장에서 많은 양을 생산하진 못한다”며 “1개 대대에 2~3대 정도 배치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중 국경지역에 기갑 전력을 증강하는 이유에 대해 대북 소식통은 “그동안 같은 편이었던 중국이 앞으로는 언제 배신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라고 했다. 양강도 지역은 북한 유사시 중국군이 곧바로 진입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이지만 그동안 교도 무력만 배치돼 상대적으로 허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북·중관계가 혈맹에서 국가 대 국가 관계로 변하고 중국군이 양강도 접경 지역인 장백현에 기갑부대를 배치하고 안도현과 돈화현 등지에 미사일 기지를 건설하자 북한이 이에 대응해 양강도에 군단급 무력을 창설하고 기갑부대까지 배치했다는 것이다. 북한군 소식통은 “12군단 군관들이 돈 많은 한국이 장백지역의 땅을 사서 군대를 숨겼다가 유사시에 국경을 넘어 쳐들어 온다는 얘기를 한다”며 “사실상 중국군이 들어온다는 얘기를 우회해서 말한 것”이라고 했다.

한편 북한은 최근 양강도 백암과 대홍단군에도 각각 장갑보병 여단을 추가로 창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지역 모두 중국과 압록강을 경계로 마주하는 곳이다. 이밖에도 양강도에는 삼지연 비행장과 미사일 부대, 레이더 기지 등 주요 전략 시설들과 1개 화승총(적외선 열추적 대공 미사일) 대대와 1개 고사포 연대, 고사총 대대, 통신 대대, 병기수리소 등이 배치돼 있으며 갑산군에는 스키부대로 불리는 43저격여단과 백두산을 지키는 호위사령부 소속 부대, 군수동원총국 여단, 국경경비 여단 등 무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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