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AP/뉴시스】7일(현지시간)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4월29일 관광객으로 북한에 온 미국인 '제프리 에드워드 포울'를 억류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오하이호주 웨스트 캐롤턴 출신으로 알려졌다. 2014.06.08 2014-06-08
【평양=AP/뉴시스】7일(현지시간)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4월29일 관광객으로 북한에 온 미국인 '제프리 에드워드 포울'를 억류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오하이호주 웨스트 캐롤턴 출신으로 알려졌다. 2014.06.08 2014-06-08
지난 4월부터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 관광객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56)의 가족이 12일(현지시간) 미 중서부 오하이오주 레바논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파울을 선처해 줄 것을 북한에 호소하면서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CNN이 보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파울의 부인 타티아나와 아들 알렉스(13), 아들 크리스(11), 딸 스테파니(9), 그리고 변호사인 팀 테페도 함께 참석했다. 파울의 가족은 성명에서 “우리 가족은 북한 정부 및 인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며 “제프리도 자신의 행위에 대해 이미 공개적으로 사과했기 때문에 북한 당국이 자비를 베풀어 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변호사 테페는 가족 중 유일하게 수입이 있던 파울이 없어 가족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파울은 지난 4월29일 북한에 입국했으며 북한 당국은 그가 관광 목적과 무관한 행위를 해 체포했다고 전했다. 외교 소식통들은 파울이 호텔 방에 성경을 놔둔 혐의로 북한에 억류됐다고 밝혔지만 파울의 가족은 그가 종교를 갖고 있지 않다며 이는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테페는 기자회견에서 “곧 재판이 열려 파울이 높은 형량을 받을 것이 우려된다며 앞으로 며칠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파울 가족은 절망적인 심정으로 그가 고향으로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에서 반국가 범죄 혐의로 억류된 파울의 가족은 이번 기자회견에 앞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전임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대통령 그리고 지미 카터 전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파울의 석방을 위해 힘을 써줄 것을 당부했다.

예전에 미국인이 북한에 피랍됐을 때 미국의 전 대통령들의 방북이 그들의 석방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됐다. 카터 전 대통령은 2010년 북한정부를 전복하려 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고메즈를 미국으로 데려왔으며 클린턴 전 대통령도 북한에 억류됐던 두 미국 여기자 유나 리와 로라 링의 석방을 위해 평양을 직접 방문했다.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은 3명

북한 평양에 종합지국을 개설한 AP통신은 이달 초 파울을 포함해 북한에 억류중인 미국인들을 인터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지난 1일 공개된 이 인터뷰에서 파울은 “나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재판은 비교적 이른 시기 어쩌면 한 달 이내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울은 이 인터뷰에서 자신은 미국과 북한 당국에 사과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나는 의도적으로 나이트클럽에 성경을 놓고 나왔다”는 글로 시작하는 편지를 쓰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파울은 또 이 편지에서 자신이 좋은 대우를 받고 있다고 전했지만 그가 북한 당국의 압력을 받지 않은 채 자유롭게 편지를 썼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테페는 파울 가족이 억류된 그와 한 차례 전화 통화를 했고 편지도 한 통 받았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6월 북한 당국이 관광의 목적과 상반되는 행위를 한 혐의로 파울을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의 교도통신은 파울이 휴가를 맞아 단체 관광차 북한으로 들어갔으며 방에 성경을 두고 나온 혐의로 지난 5월 중순부터 북한에 억류돼 있다고 보도했다.

【서울=AP/뉴시스】 북한이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씨의 석방을 위해 10일 방북할 예정이었던 미 국무부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의 방북을 철회한 가운데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가 10일 북한을 전격 방문, 방북 목적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0일 미국 선교사 케네스 배가 평양에 위치한 병원에서 기자회견 후 자리를 떠나는 모습. 배씨는 1년 이상 북한에 수감 된 자신의 석방을 위해 미국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촉구했다. 2014.02.10. 2014-02-10
【서울=AP/뉴시스】 북한이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씨의 석방을 위해 10일 방북할 예정이었던 미 국무부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의 방북을 철회한 가운데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가 10일 북한을 전격 방문, 방북 목적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0일 미국 선교사 케네스 배가 평양에 위치한 병원에서 기자회견 후 자리를 떠나는 모습. 배씨는 1년 이상 북한에 수감 된 자신의 석방을 위해 미국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촉구했다. 2014.02.10. 2014-02-10
테페는 지난 6월 발표한 성명에서 “파울은 여행을 하는 것을 즐겼으며 색다른 문화를 경험하고 새로운 곳을 보는 모험을 좋아했다”며 “아내 타티아나와 세 아이가 남편과 아빠를 몹시 그리워하며 하루 속히 돌아오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중앙통신에 의하면 파울은 지난 4월10일부터 북한에 억류 중인 밀러를 포함, 2013년 5월 북한 최고재판소로부터 적대범죄 혐의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케네스 배와 함께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 3명 중 1명이다.

◇케네스 배 “미국에서 버림 받았다”

북한에 억류된 지 거의 2년이 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배준호)는 자신이 미국 정부로부터 버림을 받았다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고 일본에서 발행되는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가 보도했다.

조선신보는 배씨와 지난달 30일 인터뷰를 했다며 그가 파란색 죄수복을 입고 있는 사진을 기사와 함께 내보냈다. 배씨는 인터뷰에서 아무도 자신의 석방을 위해 노력하지 않아 버림받았다는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 당국이 가족과 통화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것과 치료해준 것에 대해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케네스 배 가족은 미국 국무부가 그의 석방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으며 배씨의 여동생 테리 정씨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존 케리 국무장관이 배씨의 석방을 위해 긴급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청했다.

15일이 배씨의 생일이라고 밝힌 그의 가족은 “케네스의 건강이 계속 나빠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다”며 “(정부가) 케네스가 집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어떤 일이라도 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케네스가 북한에 체포된 이후 많은 시간이 흘렀다. 우리는 절망에 빠져있다”고 전했다. 조선신보는 배씨의 석방과 관련해 아직까지 어떤 신호도 포착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배씨를 포함해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들의 석방을 위해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웨덴 대사관은 북한 내 억류된 미국인 문제와 관련해 북한과 외교 관계가 없는 미국의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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