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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화] 대북선교, 트로이목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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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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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남북물류포럼 정경화 사무국장

필자가 (사)남북물류포럼에서 일을 시작한 지도 벌써 10개월이 된다. 과거 관심 두지 않았던 통일과 북한문제가 이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고 글을 읽으면서부터 새롭게 다가왔다. 기독교인의 입장에서 대북선교와 관련된 글을 접하면서 크게 놀란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다름 아닌 우리의 대북선교가 북한을 무너뜨리고 없애려는 기도 속에 이루어졌으며, 지금도 그렇다는 사실 때문이다. 본인이 칼럼을 쓰게 된 계기도 바로 여기에 있다.

대북선교, 선교의 본질 위에 서야

북한주민들에게 기독교란 무엇일까? 어떻게 하나님을 인식시켜 주어야 할까? 복음을 받아들임으로써 그들이 잃고 또 얻을 것은 무엇일까? 일부 기득권계층을 제외하곤 먹고살기 급급한 북한주민들에게 종교는 ‘무의미’ 그 자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정신적 풍요함 보다는 한 끼의 식사 또는 내일의 안위가 아닐까? 종교는 ‘초월적인 신(절대자)을 믿고 숭배하여 마음의 평안과 행복을 얻고자 하는 정신문화의 총체’다. 그러나 그 절대자의 자리에 김일성 주체사상이 자리 잡은 북한주민들에게 기독교는 인민의 정신세계를 망치는 제국주의 침략의 도구로 인식되어져 있다.

대북 선교는 1995년 북한의 대홍수 사건을 계기로 표면화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북한에 내린 무더기 비는 '100년만의 대홍수'를 가져왔다. 북한 경제는 최악의 상황에 빠졌고 수많은 아사자가 발생했다. 북한은 이례적으로 홍수피해 상황을 신속히 보도하고 국제사회에 긴급구호를 요청한다. 이와 같은 피해는 북한에는 엄청난 비극이었지만, 남한의 입장에서는 인도적 지원을 명분으로 굳게 닫힌 북한 선교의 문을 두드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정부와 남한의 많은 민간단체가 긴급지원에 동참했다. 기독교계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들에겐 대북한 선교와 관련된 구체적인 계획이나 준비는 없었다.

당시 남한기독교계가 지극히 배타적이며 폐쇄적인 북한에게 전하려고 했던 것이 무엇이었는가? 그들의 체제를 부인하고 새 것을 전해주려고만 했었다면, 이는 남한과 더 높은 단절의 벽을 쌓아올리는 결과가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들이 처한 입장을 먼저 생각했어야 했다. 북한 체제를 적그리스도로 규정하고 물리쳐야 할 사탄으로 인식했다면 그것은 하나님다운 선교의 방법이 아니었을 것이다. 대북선교의 문이 예기치 않게 열렸을 때, 보다 치밀하고 장기적인 안목의 선교정책을 생각했어야 했다. 우리 사회가 “하나님에 대적하는 북한을 무너지게 하소서”라고 기도하고(순복음 교회 조용기 목사), “북한 (김정일) 집단이 속히 무너지기를 기도하자”라고 권하는 것(2006.6.19. 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에서)은 선교의 관점이 아닌 사탄의 논리로만 북한을 바라보는 것이다.

북한 주민, 우리가 사랑해야 할 대상이다.

필자는 한국 기독교의 북한선교가 개인적 영혼구원을 바탕으로 하지만 사회변혁 선교로서 민주화 운동과 통일운동도 포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선교에 대한 열의는 뜨거웠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던 것 같다. 우리나라는 2013년 총 20,085명이나 되는 선교사를 해외에 보냈다. 그들의 가슴속에는 분명 벅찬 사명감으로 가득 차 있었을 것이다. 부름 받아 나서는 땅에 조용히 자신을 불사르며, 정치나 체제의 모순을 운운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그들 속에 녹아들려고 했을 것이다. 북한 선교라고 달라야 할까? 같은 맥락이 되어야 진정한 선교라고 하지 않을까? 북한은 남한과 다르다. 오래 나뉘어져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동족이 아닌 것은 아니지 않는가? 다르다고는 하지만 아직 같은 것이 너무 많다. 우리 민족에게 통일은 절실한 문제다. 그렇다고 해서 북한을 몰락시켜 통일을 하고 그 바탕에서 새로운 교회를 세우려는 것은 온당치 않다. 모순이다. 기독교 핵심인 ‘사랑’과의 모순이다. 겉으로는 달콤한 사랑을 들이대지만 북한을 무너뜨리려는 시도 자체가 하나님 사랑과의 모순이다.

북한 선교에 뜻을 둔다면 이제부터라도 초교파적이 되어야 할 것이다. 대북한 선교가 남북한의 정치적 상황과 민감하게 결부되어 있는 탓도 있겠지만, 남한 기독교계 내의 서로 다른 성향에 따른 문제점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안으로부터의 개혁이 일어나야 한다. 내부문제부터 극복하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 편견으로 무장된 자들이 들고 가는 하나님 말씀은 선교의 본질을 이미 왜곡한 것이다. 선교가 트로이의 목마가 되어서는 안된다. 북한 주민들의 삶속에 조용히 녹아들어야 한다. 북한 체제의 개방과 통일을 염원한다면 먼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진정한 만남이 어우러져야 한다. 선교란 정치가 아니다. 정치적이어서도 안된다. 통일을 전제로 한 선교는 강압적인 성향을 지닐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체제 위협요소로 배척당하고 만다. 오히려 더 견고한 난공불락을 쌓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성경적 입장에서 북한을 바라보아야 한다. 북한 주민들은 우리가 사랑해야 할 사람들이다. 기독교 관점에 선다면 그들에게 우리의 겉 옷 뿐만 아니라 속옷까지도 벗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왜,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려는 남한 기독교가 비성경적 논리로 저들을 정죄하려고 하는가? 한 손에는 성경을 들면서 다른 한손에는 사랑이 아닌 칼을 들려고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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