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크레이그가 제임스본드 역할을 맡은 첩보영화 '007 스카이폴'의 한 장면
다니엘 크레이그가 제임스본드 역할을 맡은 첩보영화 "007 스카이폴"의 한 장면

미국의 북한 전문 첩보원이 재무상담사로 변신해 화제다.

CNN머니는 12일(현지시각) 미 공군의 북한 담당 첩보원에서 웰스파고의 재무 상담사로 변신한 매튜 맨쿠소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올해 37살인 맨큐소는 몇 년 전까지 인공위성 사진을 통해 북한의 군사 동향을 분석하는 첩보원이었다. 한동안 한국에서 복무하며 북한의 방공 시스템을 분석하는 팀을 이끌었다.
2003년 이라크전 즈음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 파견돼 첩보활동을 벌였고 아프가니스탄에서 IED(급조폭발물)을 이용한 테러와 관련 암시장을 조사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첩보원이 그러하듯 그에게도 밝힐 수 없는 과거가 있다. 미국 방산업체인 과학응용국제협회(SAIC)에서 높은 보수를 받고 대테러 첩보활동을 벌였지만 계약 조건상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는 것.

그는 첩보원 생활을 접고 텍사스 주립대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나서 같은 학교에서 사회와 윤리에 대한 과목 등을 맡아 강의하다 올해 초 웰스파고에 합류했다.

CNN머니는 맨쿠소가 ‘제임스본드 뺨치는’ 화려한 첩보원 생활을 뒤로하고 얼마 전 금융인으로 제2의 인생을 결심한 것은 텍사스주에 사는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첩보업무 이상으로 복잡한 금융시장의 변화에 매력을 느낀 탓도 있었다. 그는 CNN머니와의 인터뷰에서 “거시적으로 보면 시장은 매우 복잡하게 변화한다. 그 복잡성의 매력이 내 도전정신을 자극했다”고 말했다.

텍사스주 휴스턴의 웰스파고 사무실에서 근무 중인 그가 중점을 두는 분야는 은퇴 준비와 관련한 재무설계다. 상대적으로 경기가 좋은 텍사스로 모여든 전직 외교관과 공무원 등이 주 고객이다. 하지만 첩보원 생활을 접은 지금도 우크라이나와 이라크 등 주요 분쟁지역 관련 동향을 파악하는데 적잖은 공을 들인다.

그는 “10년~15년 전만 해도 내가 금융계에서 일하리라고는 꿈도 꾸지 않았다”면서 “지역과 경제 관련 이슈의 중요성 등 첩보원 업무와 금융기관 업무 사이에 겹치는 부분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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