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代 권력세습에 반감
'김씨 집안 3번째 뚱뚱이'라고 네티즌이 별명 붙이기도

 한국 직장인들도 김정은 풍자 동영상이나 사진을 소셜네트워킹서비스를 통해 한 번쯤 봤을 것이다. 대부분 중국 네티즌이 만든 '작품'이다.

최근 중국 포털에선 김정은이 평양의 한 윤활유 공장을 시찰하는 장면을 패러디한 사진이 인기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5일 김정은이 기계에서 가래떡 모양의 노란색 윤활유가 나오는 것을 보고 즐거워하는 사진을 내보냈다. 그러자 중국 네티즌은 사진의 윤활유를 대변으로 바꾸거나 기계에 북한 주민을 몰아넣고 고혈을 짜내는 모습으로 각색했다. 지난달에는 김정은 얼굴을 한 사람이 야구장에서 춤을 추고,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 얼굴을 한 사람과 유도를 하다가 넘어지는 동영상이 중국에 퍼지기도 했다. 북한은 이 동영상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중국은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인터넷에는 김정은의 얼굴을 우스꽝스럽게 패러디한 사진만 모아둔 사이트도 있다. 포털사이트에 '김정은, 네티즌 패러디 전집(全集)'을 검색하면 수백 장의 김정은 풍자 사진이 뜬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해 놓은 이미지들. 왼쪽은 평양의 한 윤활유 공장을 방문한 김정은이 기계에 북한 주민을 몰아넣고 고혈을 짜내는 모습이다. 김정은 얼굴을 도깨비처럼 묘사하거나(오른쪽 위), 돼지 형상으로 만들어놓은 것도 있다. /바이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해 놓은 이미지들. 왼쪽은 평양의 한 윤활유 공장을 방문한 김정은이 기계에 북한 주민을 몰아넣고 고혈을 짜내는 모습이다. 김정은 얼굴을 도깨비처럼 묘사하거나(오른쪽 위), 돼지 형상으로 만들어놓은 것도 있다. /바이두
중국에선 지난해 북한의 3차 핵실험과 '친중파'인 장성택 처형 이후 김정은을 노골적으로 풍자하는 분위기다. 30세에 불과한 김정은이 3대 세습을 통해 권력을 잡고 황제처럼 북한을 통치하는 것에 대한 중국 내 반감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네티즌은 김정은을 아예 '진산팡(金三胖·김씨 집안 세 번째 뚱뚱이)'이라 부르기도 한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중국 네티즌은 관얼다이(官二代·고위 공무원 자제)나 푸얼다이(富二代·부유층 자제)가 판치는 중국 사회에 불만이 크다"며 "김정은에게서 관얼다이와 푸얼다이의 모습을 떠올리고 이를 풍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