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의 변경도시 환전상들이 북한 주민들의 미화 100달러 지폐에 대해 철저하게 위조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이로 인해 북한 주민과 중국 환전상 사이에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8일 보도했다.

단둥의 한 사업가는 “자주 교류하는 북한 무역대표가 미화 100달러짜리 10장을 환전해달라고 부탁해 환전상을 찾아가니 예전에는 꼼꼼하게 눈으로 살피거나 손으로 만져보며 위폐 여부를 따졌는데 지금은 지폐 번호를 일일이 적고 은행에 찾아가 자신의 외환통장에 무사히 입금되는지를 확인한 후에 인민폐를 건네주더라”고 전했다.

이 사업가는 “만약 한국사람이 가져온 100달러 지폐라고라면 이 정도로 심하게 검사하지는 않았을텐데, 북한에서 가져온 100달러 지폐는 믿을 수 없다는 인식이 넓게 퍼져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북 무역업을 하는 중국의 상인들도 북한에서 100달러짜리 지폐를 받을 경우 위폐검사를 철저히 한다. 단둥에서 대북 무역업을 하는 소식통은 “북한 트럭운전사들이 건네주는 100달러 지폐들은 먼저 위폐검사기로 검사하고, 지폐를 반듯하게 펴서 지폐번호를 복사한 다음 트럭운전사의 서명을 받고 나서야 환전 영수증을 써준다”고 증언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 측이 복잡한 검사과정에 불만을 표시하거나 서명을 하지 않겠다고 우기곤 해 자주 말다툼이 일어난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북한의 미화 지폐를 꼼꼼하게 검사하는 이유는 과거 북한이 국가 차원에서 위조 지폐를 대량으로 찍어냈다가 적발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1990년대부터 미화 100달러짜리 지폐와 완벽하게 똑같은 위폐인 ‘슈퍼노트’를 제작해 전 세계적으로 유통시켰다. 미국 정부는 북한이 슈퍼노트를 통해 연간 2500만달러 (약 26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위조 달러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 온 미국 정부는 지난해 100달러 지폐를 새로 유통시켰다. 미화 100달러짜리 신권은 위조방지를 위해 오랜 개발기간을 거쳐 1996년 이후 17년 만에 새로 발표된 도안이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아직 신종 100달러 지폐가 많이 유통되지 않고 있어 ‘북한판 100달러 지폐’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높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위조 지폐를 대량으로 찍어내다 걸렸으니 북한 사람들이 환전할 때 받는 홀대는 감수해야할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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