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자유아시아방송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사진은 건설현장으로 가고 있는 북한 학생들 모습.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진은 건설현장으로 가고 있는 북한 학생들 모습.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 교육당국이 학교 내 ‘패거리’ 조직 상황과 활동실태를 전면적으로 조사할 데 대해 전국의 고등중학교들에 지시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언급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학교담당 보위원과 보안원, 매 학교 교장과 청년동맹 지도원이 학급 담임교원들을 상대로 진행하게 된다고 소식통들은 설명했습니다.

양강도의 한 대학생 소식통은 “최근 교육부문에 학교 내 불법적인 패들을 모두 해산할 데 대한 지시가 내려왔다”며 “지시문에 따라 앞으로 학급에서 ‘패거리’를 만드는 학생은 부모들까지 엄격히 처벌받게 된다”고 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7일 자유아시아방송과 연계가 닿은 자강도의 한 소식통도 “학교 내에서 ‘패거리’ 문화와 이들의 활동실태를 철저히 조사하라는 중앙당 교육부의 지시가 8월 2일, 자강도 교육일꾼 비상회의에서 포치(전달)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지시는 지난 7월 중순 함경남도 단천시 송정고등중학교에서 있었던 학생들의 패싸움이 계기로 됐으며 이들의 패싸움으로 하여 2명의 학생이 사망하고 여러 명의 학생들이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한편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보통 매 학급마다 잘사는 집 자식들로 조직된 ‘패’와 그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가난한 집 자식들이 모인 ‘패’가 존재하고 있다”고 북한의 학교 내 ‘패거리’ 조직 실태를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잘사는 집 자식들로 조직된 ‘패’의 경우 부모의 직업이나 재산 정도에 따라 우두머리가 결정되는데 가난한 집 자식들로 조직된 ‘패’는 주먹이 제일 센 학생이 우두머리가 된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1980년대 중반부터 학교 내 ‘패’를 중심으로 시작된 폭력이 지역사회의 큰 충돌로까지 번지자 북한 당국은 패거리의 우두머리들을 극형에 처하는 방법으로 폭력문화를 강력히 척결해 왔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동창회’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패거리’ 문화가 확산되면서 학급이나 학교를 장악하기 위한 학생들의 패싸움이 끊이질 않고 있다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학교 내 패싸움을 더 이상 방치했다가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치달을 수 있다고 판단한 북한 당국이 결국 문제학생의 부모까지 처벌하는 단속의 칼을 빼들었다는 게 그의 주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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