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자유아시아방송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북한 당국이 여름 내내 주민들을 농촌지원에 내몰았지만 아직까지 김매기조차 끝내지 못했다고 복수의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중앙에서는 “어떤 일이 있어도 7월 30일까지 농작물 김매기를 무조건 끝내야 한다”고 지시했는데 이미 적당한 시기를 놓쳤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27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일거리가 없는 공장, 기업소 노동자들과 인민반 부양가족들까지 모두 농촌에 동원됐는데 아직까지 김매기도 끝내지 못했다는 게 말이 되는 거냐?”며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양강도 혜산시의 경우 그나마 가동을 하는 공장은 ‘혜산신발공장’과 ‘혜산방직공장’뿐이라며 “그 외 가동을 못하는 공장기업소들은 노동자들을 모두 협동농장에 내보내 현지에서 숙식을 하면서 농사일을 돕도록 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올해 북한은 여름철 농촌지원 기간을 애벌(초벌)김매기가 시작되는 5월 5일부터 세벌 김매기가 끝나는 7월 20일까지로 정했는데 김매기가 제때에 끝나지 못하면서 농촌지원 기간도 7월 30일까지로 늘어났다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농업부분 관계자는 “아직 김매기가 끝나지 못한 농작물은 감자와 메주콩”이라며 “벼와 강냉이는 전반적인 협동농장들에서 김매기가 모두 끝났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메주콩은 수요가 점점 높아지면서 최근에는 강냉이보다 훨씬 중요한 농작물로 인식돼 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김매기를 끝내지 못해 가을철 수확량에도 많은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김매기가 아직 끝나지 못한 원인에 대해 그는 중앙의 설익은 일처리 방식 때문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협동농장의 구체적인 작업계획을 무시한 채 논밭 물주기와 ‘풀거름 생산’ 지시를 마구 내려 노력이 분산되면서 아직까지 김매기도 끝내지 못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7월 20일 이후엔 김매기를 한다고 해도 풀씨가 여물었기 때문에 내년엔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풀이 돋게 될 것”이라며 “충분한 노력이 동원됐음에도 김매기를 제철에 끝내지 못해 농민들의 불만이 상당하다”고 현지의 분위기를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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