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도 인기를 누리고 있는 김정은 희화화 동영상 중 한 장면/유투브 영상 캡쳐
중국에서도 인기를 누리고 있는 김정은 희화화 동영상 중 한 장면/유투브 영상 캡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를 조롱하는 동영상이 최근 중국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6일 보도했다.

김정은 희화화 동영상은 팝송을 배경음악으로 우스꽝스럽게 춤추는 사람에 김정은의 얼굴을 합성한 내용이다. VOA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내 영상 포털인 투도우(土豆)에 올라온 김정은 희화화 동영상은 이 영상의 배경음악을 중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작은 사과(小蘋果)’라는 노래로 바꾼 것으로 25일 기준 조회수 22만 건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토도우에 올라온 이 영상의 제목은 “작은 사과의 ‘진싼팡(金三胖)’ 버전”이다. ‘진싼팡’이란 중국어로 ‘김씨 집안의 셋째 뚱보’라는 뜻으로 김정은을 비하할 때 쓰는 표현이다.

이에 대해 북한은 중국 측에 김정은 희화화 영상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중국 측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희화화 동영상 외에도 최근 중국 인터넷에는 김정은을 비하하는 영상과 글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 중국의 최대 인터넷 검색 사이트인 바이두(百度)에서 ‘진싼팡’을 검색하면 무려 1570만 건에 달하는 검색 결과가 나올 정도라고 VOA는 전했다. 지난해 2월에는 북한의 3차 핵실험을 풍자적으로 묘사한 장송곡이 중국 인터넷 상에서 인기를 끌었고 김정은의 전쟁 도발 위협을 조롱하는 노래도 인터넷 상에 퍼져있다.

중국 한 IT업체는 지난해 김정은을 희화화한 광고를 내보내기도 했다. 해당 광고는 김정은이 미사일 발사를 지시했는데도 컴퓨터가 작동하지 않자 화가 난 김정은이 총을 장전해 책임자를 겨누고, 다급해진 책임자가 광고 업체의 프로그램을 사용한 뒤 미사일 발사에 성공한다는 내용이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미국의 외교전문 잡지 `포린 폴리시'는 “최근 중국 인터넷에서 북한에 대한 반대 정서가 충격적 일만큼 쌓여있다”고 전하면서 “북한에 대한 중국인들의 경멸은 이제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포린 폴리시에 따르면 현재 중국 당국은 반북 관련 내용을 온라인상에서 검열하지 않고 있으며, 중국인들은 인터넷 상에서 북한 지도부를 풍자하고 일반 북한 주민들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는 데 적극적이다. 지난 2012년 2월 30명의 탈북자가 중국 공안에 붙잡혀 북송됐을 당시에도 많은 중국 네티즌들이 중국 정부의 조치를 ‘실질적인 살인’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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