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는 9월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에 파견할 응원단 선발을 모두 마치고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갔다고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가 24일 평양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선발된 응원단은 3명 중 1명꼴로 북한 보위부에서 파견한 인원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 소식통은 “한국과의 실무접촉이 잘 되지 않았지만, 응원단은 평양체육관에 모여 매일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응원연습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응원단은 평양 금성학원과 전국의 예술 전문대학 및 봉사기관에서 선발됐으며, 구체적인 규모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북한은 응원단 내부에 보위부 산하 인원을 배치시킬 정도로 보안에 신경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응원단) 3명 중 1명이 보위부에서 파견한 스파이들”이라며 “이들이 일반 여성들과 함께 같은 복장을 하고 훈련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북한은 응원단을 전국에서 뽑고, 같은 학교 출신일 경우에는 따로 떨어뜨려 놓는 방식으로 보안을 유지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또 “아이(여성)들을 한 명씩 따로 불러 다른 사람들의 동태를 수시로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며 “(응원단을) 시시각각 감시해서 이탈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아보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응원단으로 뽑힌 인원 대부분은 간부 자녀 등 북한에서는 비교적 풍족하게 생활하는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발전상을 직접 봐도 동요하지 않을만한 인원을 뽑았다는 것이다.

다만 지위가 높은 여성이라 할지라도 훈련은 대단히 혹독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응원단은 걸음걸이나 음식 먹는 법 등 세세한 것까지 교육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더운 날씨에 지쳐 쓰러지는 여성들도 나온다”며 “일사불란함의 강조는 집단적 교양을 주입시킴으로써 사상 결속을 꾀하고 응원단의 단결된 모습을 보여 체제의 우월성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내포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그는 “(북한은)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는 방법 등 어색하지 않게 사람들을 대하는 것도 가르친다”며 “질문에 답할 사람을 미리 정해놓고, 웃으면서 대답하는 방법 등 짜여진 각본대로 행동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주기 위한 훈련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북한이 남한으로 응원단을 보내는 건 이번이 네 번째다. 북한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때 288명, 2003년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 303명,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때 124명의 응원단을 보낸 바 있다. 김정은의 부인인 리설주도 평양 금성학원 학생이었던 2005년 9월, 124명의 응원단 멤버로 인천을 찾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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