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은 17일 대한적십자사와 '통일기금 조성 및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입출식통장, 정기예금, 펀드로 구성된 기부형 금융상품인 '우리겨레 통일 패키지'를 판매한다. © News1
우리은행은 17일 대한적십자사와 '통일기금 조성 및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입출식통장, 정기예금, 펀드로 구성된 기부형 금융상품인 '우리겨레 통일 패키지'를 판매한다. © News1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대박론'에 발맞춰 은행들이 '통일금융' 상품들을 내놓은 가운데 유난히 우리은행 정기예금 상품만 발군의 실적을 보이고 있다. 우대금리에 기부를 의미를 붙인 디테일이 낳은 힘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통일 금융상품을 선보였던 우리은행의 '우리겨레 통일 패키지는' 한달여 만에 1700억원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

우리겨례 통일 정기예금은 지난 21일 기준으로 1만1525좌, 1726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이 예금은 최고 3000만원까지 가입 가능한 1년제 정기예금이다.  연 0.1%포인트가 추가 우대돼 연 2.7%의 금리가 제공되며, 만기 해지시에 우대이자가 대한적십자사로 기부된다. 1억 가입하면 10만원이 우대이자다. 그런데 기부되는 우대이자는 연말정산때 돌려받게 돼 사실상 이자를 다 받으면서 기부라는 좋은 일을 하는 셈이 된다. 1년만기 연이율 2.7%는 은행권에서 가장 높다.

같은기간 우리겨례 통일 통장은 총 1707좌에 18억원, 우리겨례 통일 펀드는 24좌에 1500만원을 기록했다. 우리겨레 통일 통장은 기본금리 연 0.1%에 추가 금리를 제공해 우대된 이자는 예금주 명의로 대한적십자사에 기부되는 입출식 통장이다. 우리겨레 통일펀드는 교보악사 자산운용사의 주식형 펀드상품으로 운용수익 중 40%가 대한적십자사에 기부된다.

자사 통일상품만 유난히 높은 실적을 나타낸데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겨례 통일 정기예금의 경우 은행에서 판매중인 정기예금 중 가장 금리가 높을 뿐 아니라 금리 중 일부가 고객의 명의로 기부된다는 점에서 고객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KB국민은행이 출시한 'KB통일기원적금' 역시 지난달 25일 출시 이후 약 한달만에 2만2098좌 67억원(7월21일 기준)의 실적을 쌓았다. 

KB통일기원적금은 1000원 이상 원단위로 매월 100만원 이내에서 적립이 가능한 자유적립식 예금으로, 이 상품의 금리는 1년제 연 2.5%, 2년제 연 2.7%, 3년제 2.9%의 기본이율을 제공한다.

특히 통일희망 메시지를 작성할 경우 연 0.1%포인트의 우대이율을 제공하고 드레스덴 선언을 기념해 가입기간별 우대이율(1년 연0.1%포인트, 2년 연0.2%포인트, 3년 연0.3%포인트)을 지원한다.

또 이북 실향민, 북한이탈주민, 통일부(또는 통일교육원) 통일캠프 수료자 또는 어린이(대학생)기자단, 개성공단 입주업체 임직원, 통일부허가법인 임직원이 증빙서류를 제출할 경우 연0.3%포인트의 우대이율을 제공하는 '통일실천우대이율'이 적용되어 3년제 기준으로 최고 연3.6%의 이율을 제공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매달 한도가 1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한달도 안되는 기간 동안 높은 실적을 기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 NH농협은행은 오는 9월1일 '통일대박 예·적금(가칭)'을 출시할 계획이다. 통일대박 예·적금은 금융상품을 통해 조성한 기금을 북한의 낙후된 농업 사업에 지원하는 형태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당초 8월쯤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세월호 참사 등 여러 사건이 터지면서 통일금융 상품 출시가 뒤로 늦춰졌다"고 말했다.

지난 5월 'IBM통일준비위원회'를 발족한 기업은행은 'IBK진달래통장', 'IBK모란통장' 등의 상표권을 등록했다. 진달래와 모란은 북한 주민들이 좋아하는 꽃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아직까지 통일금융 상품에 대한 자세한 계획은 나온 것이 없지만 통일금융 혹은 통일 이후의 상품 출시를 예상하고 미리 상표를 등록해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업은행은 개성공단 등 북한 내 산업단지 입주를 목표로 하는 탈북자들을 상대로 대출과 마케팅, 경영컨설팅까지 포함한 창업대출상품을 연말까지 출시할 계획이다. 나진, 신의주 개발 사업, 개성공단 등으로 북한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에 투자하는 펀드 상품도 기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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