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군인들에 대한 수산물 공급을 강조하는 가운데 이로 인해 오히려 국경경비대 군인들 사이에 설사병이 번지고 있다고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RFA는 양강도의 한 국경경비대 소속 군인의 말을 인용해 "최근 경비대 군인들 사이에서 '장군님이 주신 설사병'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며 "사태가 심각한 지경"이라고 전했다.

이 군인은 "매주 토요일 저녁이면 썩은 물고기로 반찬과 국을 끓여주는데 그것을 먹고 나면 2~3일 정도 복통과 설사로 큰 고생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국경경비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RFA에 "군인들에게 공급될 냉동물고기는 아무런 냉장 장치도 없이 그대로 열차에 실려 온다"며 "열차에서 다시 국경경비대 여단 후방창고까지 수송되는 과정에서 더욱 심하게 변질 된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국경경비대 간부들이 가뜩이나 변질된 냉동물고기를 고의로 해체해서 그 중에서 쓸만 한 것들은 장사꾼들에게 넘긴다"며 "이렇게 하고 남은 물고기들은 각 대대, 중대로 공급되는 과정에 형체도 알아볼 수 없게 변질돼 씻지도 못한채 조리되는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사실상 식용이 불가능한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장군님(김정은)이 보내주신 물고기'이기 때문에 버리지 못한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라고 RFA는 전했다.

김 제1비서는 집권 후 군이 관리하는 수산사업소를 늘려 물고기 공급을 확대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수산사업소는 중국 등에 수출할 수 있는 물고기들은 따로 선별한 뒤 나머지 '잡어'들은 군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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