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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동북아의 적과 동지 뒤흔드는 北·日 밀월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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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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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조총련 枯死 전략' 써가며 北 압박해 납치 재조사 동의 얻어
시진핑 訪韓에 충격받은 북한과 동북아 주도권 노려 도박하는 日… '허니문' 관계 유지할 가능성 높아
국제적 균형감·판단력 절실한 때

   
▲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2010년 여름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 자격으로 도쿄 경시청을 공식 방문하였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연간 행방불명 신고가 들어오는 일본인 수를 질문하였더니 8000명에 이른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중 최종 미귀가자는 2000명 선이라고 했다.

연간 2000여 명의 소재 불명자가 발생하는 치안 상황은 선진국 일본의 두통거리였다. 다수의 실종자 발생이라는 일본 사회의 그늘진 모습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납치 문제 고백은 국면 전환의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내치(內治)를 외교와 절묘하게 연결하는 일본 위정자들의 치밀한 통치 전략이 추진되며 불안한 국민의 속마음을 파고들었다. 아베 총리는 우경화를 납치 문제 해결과 연결하면서 조총련을 고사시키는 전략으로 경제적 위기를 겪고 있는 평양을 집요하게 공략하였다. 결국 김정은 북한 제1비서는 부친의 아킬레스건인 납치 재조사에 동의하면서 난국의 돌파구를 찾기 시작하였다.

현재로서 평양·도쿄 간 밀월(蜜月)의 종착역이 어디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특히 평양에서 보낸 요코다 메구미의 유골이 가짜로 판명되는 등 북한의 진정성에 의문을 품고 있는 일본이 협상에서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것이다.

일본 정부가 확인한 공식 납치 피해자 수는 12건 17명이지만 일본 경찰과 민간단체들은 700명 이상의 실종 사건이 북한과 관련이 있다며 의심해왔다. 과연 어느 선에서 양측이 접점을 도출할 수 있을지 간단치 않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양측이 허니문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당위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우선 북한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평양보다 서울을 먼저 방문함으로써 1992년 한·중 수교 이상의 충격을 받고 있다. 3대 세습 이후 18개월이 지나고 있지만 전통적인 혈맹(血盟)으로서 최고지도자의 베이징 방문이 성사되지 않고 있다. 또한 북한은 각종 도발로 인해 남북관계도 여의치 않다. 납치라는 과거사 문제에 대해 평양 외곽의 일본인 묘지를 뒤지는 등 일본의 요구를 적당한 선에서 타협함으로써 동북아 외교의 고립을 탈피하고 한·미·일의 대북공조도 와해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일본 역시 한·중 양국과의 껄끄러운 관계를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으로 타개하는 동시에 국내의 난제를 해결하는 양수겸장(兩手兼將)의 패가 절실한 시점이다. 국내 정치 기반도 공고히 하면서 동북아 국제정치 체스판의 주도권을 상실하지 않겠다는 복안이다. 납치 문제 해결이라는 일본 국민의 자긍심을 교묘히 자극하여 어제의 적을 오늘의 파트너로 둔갑시키는 연횡합종(連橫合從) 방식의 외교를 모색하는 아베의 대담한 도박은 향후 치밀히 전개될 것이다. 조총련의 생존을 담보로 평양과 핫라인을 개설하는 등 2002년 고이즈미 방북에 동행하여 북한 다루기를 직접 체험한 아베의 공세는 한여름 무더위가 가시기 전에 전격적인 평양 방문으로 절정에 달할 것이다. 아베의 평양 방문은 시진핑의 서울 방문에 정면으로 맞불을 놓는 격이 될 것이다. 미국을 등에 업은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 등 아베의 우경화 맞바람이 조만간 한반도에 내습할 것이다.

작년 말 은밀히 과장급을 시작으로 중국을 거쳐 스톡홀름에서는 전권을 부여받은 '미스터 X' 차원의 북·일 국장급 접촉이 이루어졌지만 우리는 유감스럽게도 추적에 소홀하였다. 향후 동북아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반자도 없을 것이다.

현재 우리는 국내 정세의 혼돈으로 영토 밖 사정의 핵심 정보를 파악하는 데 관심도 능력도 부족하다. 역사와 국제정치를 보는 냉정한 균형 감각과 치밀한 대외 정보 수집 의지와 판단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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