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자유아시아방송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북한 주민들속에서 뙈기밭은 단순히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만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뙈기밭이 생계를 넘어 부의 축적수단으로 인기를 끌면서 값도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8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이젠 힘없는 사람들은 뙈기밭조차 마음대로 가질 수 없는 세상이 됐다”며 “힘 있는 간부들과 보안원들까지 개입해 힘없는 사람들로부터 뙈기밭을 거의 강제로 빼앗아내는 실정”이라고 북한의 현실을 개탄했습니다.

간부들과 보안원들이 힘없는 뙈기밭 주인들을 협박해 하는 수 없이 땅을 팔게끔 유도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입니다. 힘 있는 자들의 압력에 못 이겨 억울하게 팔리는 땅은 간부들과 보안원의 친인척들의 손에 넘어간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간부들과 보안원들은 자신들의 이름으로 땅을 보유할 수 없으니 가족들과 친척들을 동원해 큰 규모로 경작용 뙈기밭들을 사들이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같은 날 양강도의 한 소식통도 “뙈기밭 거래는 지역에 관계없이 땅의 각도에 따라 가격을 정한다”며 “국가가 허용한 경사각 15도 미만의 땅은 평당 중국인민폐로 1원(북한 돈 1천230원)”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까지 이러한 땅은 북한 돈 350원이면 살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4배 이상 값이 올랐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북한 당국은 개인들의 뙈기밭의 경우 산사태나 산림유실을 구실로 15도 미만의 땅만 허용하는데 그 이상의 밭들은 언제 당국에 빼앗길지 모르기 때문에 값이 많이 오르지 않는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살고 있는 마산동 주변 뙈기밭들 중 절반 정도가 혜화동에 살고 있는 리 모씨 땅이라며 리 모씨는 도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의 형이라고 지목했습니다. 땅주인 명의는 형이지만 실제로 그 땅들은 모두 도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의 땅이라는 게 그의 주장입니다.

특히 소식통들은 간부들과 돈 있는 사람들이 개인 땅을 사들이는 이유에 대해 “지금 사들인 땅은 앞으로 영원히 자신들의 소유가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며 “그 이면에는 김정은 체제에 조만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나름대로의 판단이 깔려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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