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산케이신문 보도
"中, 올초부터 공급 중단 조치… 반년 이상 계속된 건 이례적"

"요즘 평양에서는 정권 간부나 군 간부도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출근한다."

북한 노동당·인민군 간부들이 차를 타고 다니지 못할 정도로 원유(原油) 부족 사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일본 산케이(産經)신문이 11일 보도했다. 산케이는 최근 북한을 다녀온 일본 관계자를 인용해 "(납치 조사와 관련해) 북한이 일본에 접근하는 배경에는 자국의 핍박한 경제 사정이 있다"고 전했다. 휘발유가 부족해서 자가용을 이용할 수도 없다는 얘기다.

북한은 1970년대 말부터 지금까지 연간 30만~50만t의 원유를 중국 다칭(大慶) 유전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올 초 중국의 '금수(禁輸) 조치'로 원유 공급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산케이는 "중국의 금수 조치는 지난해 친중파인 장성택 숙청 사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이 과거 북한의 핵실험 강행에 대한 경고 차원이나 정치적 압력을 행사하기 위해 대북 원유 공급을 짧은 기간 중단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원유 금수 조치가 반년 이상 이어진 것은 "이례적"이라고 산케이는 분석했다.

한편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6일 선박 '만경봉호(號)'에 김일성 주석의 관심이 높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재일 교포들을 향한 뜨거운 사랑과 은정(恩情)은 오늘도 변함없이 계속되고 있다"고도 했다. 산케이는 이에 대해 "조총련에 대한 배려를 강조하면서 '충성 자금'을 내라는 메시지"라고 전했다. '만경봉호'는 북한 원산과 일본 니가타(新潟)를 오가며 조총련 간부의 북한 방문 및 불법 송금 루트로 이용됐다.

허종만 조총련 의장은 지난 8일 김일성 20주기에 맞춰 방북하려다가 보류했다. 그의 방북 보류를 두고 "상납 자금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우리 외교 관계자는 "이번엔 포기했지만, 지난 3일 일본의 독자 제재 일부 해제로 법적으로는 조총련 간부들의 북한 왕래가 자유로워진 만큼 조총련 간부들이 어떻게든 자금을 마련해 조만간 북한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산케이는 또 "김정은 정권은 경제 개선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향후 (납북자 등) 조사 결과를 방패 삼아 새로운 대북 제재 완화 조치 등 일본에 요구 수위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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