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혜 사장 訪北 중에 논의
기술 전수 통한 교류 활성화로 北 철도개발 경쟁 뛰어들어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내년 1월 북한이나 러시아에 남·북·러 철도연수센터를 건립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유라시아 철도 구상을 현실화하기 위해 우선 북한·러시아 철도 관계자와 학생들에게 국내 철도 기술을 전수하고 교류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남북한 간에 서로 다른 철도 용어를 통일하는 방안도 연구할 계획이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러시아철도공사 측에 남·북·러 철도연수센터 후보지로 △북한의 나진 △러시아 우수리스크 △러시아 하바롭스크 등 3곳을 제안했고 러시아철도공사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러시아철도공사는 코레일에 "우수리스크에 이미 문을 연 러시아 철도연수센터를 활용하면 건립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제안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나진은 최근 러시아 하산과 철도 물류 사업이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우수리스크는 북한과 가깝고 일제 강점기 항일운동의 중심이었다는 점에서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바롭스크는 극동교통대에 북한 유학생이 많고 한국교통대와 교류해온 점이 고려됐다. 코레일은 극동교통대가 강의를 개설하고 코레일이 강사를 파견하는 방식을 극동교통대로부터 제안받았다고 밝혔다.

이 구상은 최연혜 사장이 지난 4월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회의 참석차 북한 평양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추진됐다. 최 사장이 러시아철도공사를 통해 북한 철도성에 이 같은 의사를 전달했고 '회의 마지막 날 논의하자'는 북한 측 답변을 들었지만 막판에 연기됐다. 코레일 관계자는 "다음 달 나진~하산 철도 물류 사업에 대한 2차 실사가 있는데 실사가 끝나면 북한 측에 다시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레일은 2008년부터 국제철도연수센터를 운영 중이며 142개국 569명이 이곳에서 연수했다. 고속철도 건설 계획을 갖고 있는 러시아철도공사 직원들도 최근 교육을 받았다. 최 사장은 "요즘 북한 철도를 두고 중국과 러시아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며 "철도는 한번 주도권을 뺏기면 돌이키기가 어려워 상대적으로 현실성이 있는 철도연수센터 건립을 먼저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레일은 유라시아 철도 건설을 위해 지난 3월 OSJD에 제휴 회원으로 가입했다. 내년 4월에는 정회원 가입을 신청할 계획이다. 코레일은 내년 5월 OSJD 물류분과위 회의와 2019년 사장단 회의도 유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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