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인천에서 열린 아시아육상경기대회 때 방문했던 북한 응원단 모습. 지금은 김정은의 부인이 된 리설주(맨 오른쪽)의 모습도 보인다. /인천시청 제공
지난 2005년 인천에서 열린 아시아육상경기대회 때 방문했던 북한 응원단 모습. 지금은 김정은의 부인이 된 리설주(맨 오른쪽)의 모습도 보인다. /인천시청 제공

북한이 7일 공식 성명을 통해 우리 정부에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조치들을 요구하며 오는 9월 인천아시안 게임에 응원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북한은 공식 성명에서 ▲무모한 적대와 대결상태를 끝장내고 화해와 단합의 길을 열어나갈 것 ▲외세 의존을 반대하고 모든 문제를 우리 민족끼리 해결할 것 ▲온 겨례가 지지하고 민족의 공동번영을 담보하는 합리적인 통일방안을 지향해나갈 것 ▲관계 개선에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해나갈 것이라는 4개 요구조항을 제시했다.

더불어 북한은 “우리는 당면하여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민족단합의 분위기를 마련하기 위해 남조선의 인천에서 진행되는 제17차 아시아경기대회에 우리 선수단과 함께 응원단을 파견하기로 하였다”며 “이번 성의있는 조치는 냉각된 북남관계를 민족적 화해의 열기로 녹이고 전체 조선민족의 통일의지를 내외에 과시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성명에서 북한은 “남조선 당국은 시대착오적인 적대관념을 버리고 동족대결 정책을 연북화해 정책으로 바꿀 대용단을 내려야 한다”면서 “진정으로 북남관계를 개선할 의사가 있다면 북남 수뇌분들에 의하여 마련된 6·15, 10·4선언을 비롯하여 북남 공동의 합의들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길로 나와야 한다”고 요구했다.

북한은 한·중 정상회담을 의식한 듯 “북과 남은 민족 내부문제에 간섭하려는 외세의 부당한 행위를 일체 허용하지 말아야 하며 공동으로 맞서나가야 한다”며 "남조선 당국은 우리의 핵문제를 거들며 외부에 나가 '공조'를 청탁하는 무모한 행위를 그만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의 핵은 통일의 장애도, 남북관계 개선의 걸림돌도 아니며 공화국의 핵무력은 외세의 침략 야망을 억제하고 자주통일과 민족만대의 평화와 안전·번영을 위한 확고한 담보"라며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북한은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드레스덴 선언에 대해선 “제도통일, 흡수통일을 추구하고 있는 시대에 역행하는 반민족적 행위”라고 비난하며 "북과 남은 온 겨레가 지지하고 민족의 공동번영을 담보하는 합리적인 통일방안을 지향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북과 남은 6·15공동선언에서 북측의 낮은 단계 연방제안과 남측의 연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나가기로 합의했다"면서 "북과 남은 연방연합제방식의 통일방안을 구체화하고 실현하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공존, 공영, 공리를 적극 도모해나가야 한다"고 요구했다.

성명 말미에선 "북과 남은 관계개선에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해나가야 한다"면서 "동족사이에 오해와 불신을 조장하는 온갖 비방중상부터 종식시켜야 한다. 북남사이의 혈연적 유대와 동포애의 정을 가로막고 있는 법적, 제도적 조치들을 해제하고 접촉과 왕래, 협력과 대화의 길을 활짝 열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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