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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대]북한당국, 한류 막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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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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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자유아시아방송 송영대∙ 평화문제연구소 상임고문

북한당국이 남한 드라마와 영상물 등 한류(韓流)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으나 단속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당국은 한류가 북한체제 유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해 최근 들어 남한 영상물을 본 사람들에 대해 노동교화형에 처하는 등 처벌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한 드라마 시청이 이미 일상화된 사람들은 단속을 피해 몰래 보고 있으며 그 중에는 당이나 권력기관 간부들은 물론 대학생과 미혼여성 등 청년층이 많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남한 SBS에서 제작한 TV드라마 ‘닥터 이방인’이 평양 대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식을 줄 모르는 한류에 관한 북한주민들의 행태를 어떻게 봐야 할까?

한류란 남한의 대중문화가 남한사람 뿐만 아니라 외국사람들의 기호에 맞게 상품으로 만들어져 대중적 인기를 얻는 현상을 말합니다. 구체적으로 TV드라마를 비롯해 영화, 가요, 춤, 패션, 한식 등을 통틀어 표현한 것입니다. 한류는 지난 1990년대 동남아에서 남한 드라마가 방영되면서 일기 시작한 후 중국, 일본, 중동, 유럽 등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확산되어 왔습니다. 이 연장선상에서 한류는 중국 등 제3국을 통해 북한에까지 유입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한류가 폭발적 인기를 끈 것은 작품이 남한 대중문화를 중심으로 하되 세계 어느 나라 사람이나 관심을 갖고 보고 흥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작품 내용이 정치성을 일체 배제하고 청년들의 취향에 맞게 제작된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당성, 계급성, 인민성 등 정치성을 중심으로 제작된 북한의 천편일률적인 영상물만 보던 주민들에게는 남한 영상물이 신선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독일 통일 전 동독에서도 있었던 것과 비슷합니다. 서독 TV 시청을 금지해 온 동독정부가 1980년 할 수 없이 서독 TV시청을 허용하자 동독 주민 중 94%가 거의 매일 서독 TV를 시청했습니다. 그것은 천편일률적으로 정치선전만 하는 동독 TV를 보아온 동독 주민들에게 서독 TV는 외부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는데다 재미있는 드라마, 오락, 스포츠 프로와 상품광고 등을 보여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동독주민들이 평소 서독 TV를 통한 서독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반적인 상황을 알게 되어 인권존중 등 민주화 의식을 갖게 되고 이것이 마침내는 동독의 민주화 혁명과 통일을 이끌어내는 추동력이 되었습니다.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는 북한당국이 남한 영상물 등 한류의 유입을 막지 못할 경우 동독처럼 체제가 붕괴될 것을 우려해 남한 영상물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류와 같은 정보나 문화는 바람이나 물결 같은 것이어서 인위적으로 막을 수가 없습니다.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 내에서도 한류에 심취되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현상은 바로 이러한 진리를 입증해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남한 영상물에 대한 북한당국의 단속은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북한당국은 인위적으로 한류를 막으려 하기보다 한류가 유입되더라도 이를 능가할 수 있는 문화적 방책을 찾는 것이 오히려 현명한 일일 것입니다. 그것은 북한의 문화, 예술에서 정치적 색채를 없애고 창작의 자유를 허용하며 대중예술성을 높이는데 있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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