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 사회기반시설(인프라) 투자은행(AIIB)’ 설립에 참여하지 않기를 요청했다고 교도통신이 28일(현지시각) 미 외교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소식통을 인용, 캐롤라인 앳킨슨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부보좌관이 이달 초 미국을 방문한 한국 정부 고위 관료에게 한국의 AIIB 참여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NSC 대변인은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AIIB의 투자 안정성에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세계은행 등은 사회기반시설 건설을 위한 자금을 조달할 때 국가별 상환 능력에 맞춰 투자하도록 하는 등 높은 기준을 갖고 있다”며 “AIIB가 이런 기준을 갖고 실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버락 오바마 정부가 중국이 아시아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막기 위해 북동아시아 동맹국에 물밑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세계은행과 ADB가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들에 휘둘리고 있다고 판단, 중국이 주도하는 국제 투자은행인 AIIB 창설을 추진하고 있다. AIIB는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사회기반시설 건설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중국은 ADB의 주요 참여국인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들의 AIIB 참여를 권장하고 있다. 현재까지 중동 국가들을 포함해 22개국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중국은 한국도 AIIB 에 참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다음 달 3∼4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한 때 관련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한국은 북한과 통일이 될 경우 큰 규모의 사회기반시설 건설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중국의 제안을 신중히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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