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최북단이자 최전방 접경 지역인 연천은 민통선 안 자연 생태와 안보 관광을 즐길 수 있는 최적지다. 연천에서 남북 군사분계선을 가로질러 흐르는 임진강을 따라가면 한탄강과 합류하는 동이리에서 중국의 적벽에 비견할 만한 절벽과 마주한다. 한반도 내륙에서 볼 수 있는 강안 주상절리다. 주상절리는 단면이 다각형 기둥 모양인 절리를 말한다. 용암대지에 임진강 물이 흘러들면서 절리 면을 따라 침식돼 수직 절벽이 형성된 것이다. 지구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지질구조에서 신생대의 지질 운동을 볼 수 있는 장소다.
임진강 주상절리는 높이 40m, 길이 1.5㎞에 달한다. 강을 따라 평화누리길이 펼쳐져 트레킹하며 병풍처럼 펼쳐진 수직 절벽을 감상할 수 있다. 비가 내린 뒤에는 절벽에 수십 개 폭포가 생겨 커다란 물줄기를 쏟아낸다. 일교차가 클 때면 물안개가 피어올라 몽환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가을에 단풍이 들면 바위 틈 단풍잎이 붉게 물들어 적벽이라고도 부른다.
징파나루 뒤에는 여행객의 발걸음이 잦은 나룻배마을이 자리한다. 계절에 맞는 농사 체험을 할 수 있다. 트랙터를 타고 민통선을 둘러보는 프로그램이 인기다. 굉음을 내는 트랙터 소리에 흠칫 놀라지만, 체험객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나름대로 비장한 각오도 엿보인다. 민통선 초소에서 수속을 마치고 안으로 들어가면 트랙터는 몸을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상하좌우로 흔들리며 달린다. 바닥에 연신 부딪혀 엉덩이가 얼얼해도 신이 난다.
민통선 출입은 신분증만 있으면 자유롭다. 나룻배마을 체험은 20인 이상 단체에 한해 가능하다. 가족 여행객은 7~8월(월 2~3회) 캠프가 진행될 때 참여할 수 있다. 캠프는 나룻배마을 홈페이지에서 확인, 신청하면 된다.
전망대 너른 터에는 군인들이 종교 집회를 할 수 있는 교회, 성당, 성모상, 법당, 종각 등이 있고 한국전쟁 전적비, 소년전차병 기념비가 세워졌다. 전시관에는 임진강 필승교에서 수습한 북한 사람들의 생필품과 일용품, 휴전 뒤 여러 차례 침투한 무장간첩이 사용한 침투 장비 일부가 전시돼 있다.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남과 북이 대치한 현실을 확인할 수 있는 곳으로 상승OP와 승전OP가 있다. 현재 상승OP는 부대 사정으로 출입이 통제돼 승전OP만 출입 가능하다. OP(Observation Post; 초소)는 전망대와 달리 육군 25사단이 북괴군의 활동을 관측하기 위해 운용하는 최전방 관측소다. 망원경 시설이 갖춰지지 않았지만, 우리 군 관측소와 북괴군 관측소의 거리가 가까워 북한 땅을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다.
연천을 지나 북쪽으로 달리던 경원선 열차의 남쪽 종착지가 백마고지역이다. 서울과 원산을 오가며 사람과 물자를 실어 나르던 열차는 반세기가 넘도록 북녘으로 가지 못한다. 백마고지역과 옛 철원역까지는 철길이 놓였으나, 휴전선 너머 평강 사이에는 철길이 없어진 상태다. 신탄리역 근처에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푯말이 분단의 아픔을 느끼게 한다. 신탄리역에서 해발 832m 고대산에 오르면 철원평야와 북녘 땅이 바라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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