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관영매체를 통해 지난 4일 있었던 6.4 지방선거 결과를 보도한 것으로 확인돼 눈길이 쏠리고 있다. 북한이 우리 지방선거 결과를 보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7일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분노한 남조선 민심이 그대로 반영된 이번 선거 결과는 집권층을 비롯한 보수정치권에 심각한 경종을 울렸다"고 보도했다. 이번 선거를 사실상 야권의 승리로 평가한 것이다. 

또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남조선에서 지방자치제 선거가 있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서울시와 충청남북도, 남조선강원도 등 9개 지역을 차지했다”며 6·4 지방선거 결과를 전했다.
 
통신은 “새정치민주연합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큰 차이로 이기고 서울시 25개 구청 가운데 20곳에서 후보를 당선시켰으며 호남 지역과 남조선 강원도 지역을 계속 차지했을뿐 아니라 보수의 지지 기반으로 돼온 충청도 지역을 탈환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반면 새누리당은 시장, 도지사 선거에서 8개 지역을 차지했다. 인천시와 경기도에서 근소한 차이로 후보를 당선시키고 자기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경상도를 가까스로 지켜냈다”고 썼다.
 
통신은 야당이 선거에서 대체적으로 승리했다는 뉘앙스를 풍기면서도, 이에 대한 특별한 논평은 내놓지 않았다. 다만 교육감 선거에 대해선 “진보세력이 압도적인 승리를 이룩했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의 대남 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변할 수 없는 대결적 본성'이란 논평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과 윤병세 외교부장관의 발언을 비판하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남조선 민심이 박근혜 패당에게 준엄한 경종을 울리고 응당한 심판을 내린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고 쓰기도 했다.

앞서 북한은 2일 노동신문을 통해 “극악한 파쇼광의 후예인 박근혜 패당에게 준엄한 심판을 내려야 한다” “새누리당은 인민들의 준엄한 심판을 모면하고 집권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발악하고 있다” 등을 언급하며 ‘선거개입’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또 지방선거 당일인 4일에도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월호 심판론을 내걸고 현 정권을 심판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반면) 새누리당은 야당의 공세를 차단하고 세월호 사건으로 등돌린 민심회유를 위해 오그랑수(남을 속이려는 수)를 썼다”며 노골적인 ‘야당 편들기’에 나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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