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전군 포부대에 새로운 전시 사격수칙을 내려보내고 화력도 증강시키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정작 전방 포병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져 있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밀집사격, 면적사격으로 갖고 있는 포탄을 목표물에 다 쏟아 부으라”는 새로운 내용의 전시 사격수칙을 전군 포부대에 내려보냈다. 과거 조준사격이 원칙이었던 것과는 다른 지시다.

이어 이 소식통은 “8군단 포부대 지휘관들도 만약 이번에 전쟁이 일어나면 마지막 전쟁이 되기 때문에 포탄이 더 이상 필요 없게 된다고 가르친다”며 “포탄창고에 있는 포탄을 다 쏠 때까지 자리를 뜨지 말라는 명령이 하달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군이 지난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 당시 동영상들을 병사들에게 보여주며 “앞으로 전쟁이 일어나면 서울도 연평도처럼 불바다로 만들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북한군 4군단과 5군단 등 전방부대엔 방사포와 주체포(자주포) 등도 증강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4월 24일과 26일 김정은 노동당 제 1비서가 북한군 포부대를 방문하는 모습을 연속으로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의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전방 병사들은 “방사포나 주체포(자주포)들은 사격을 하는 순간 적에게 노출되기 때문에 곧바로 미군 첨단무기의 타격 목표물이 될 수 있다. 전쟁이 나면 우린 꼼짝 못하고 죽는다”며 불안에 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사포의 경우 발사 직후 바로 자리를 피해야 하는데 “포탄을 다 쏠 때까지 자리를 뜨지 말라”는 새로운 사격수칙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이런 지시를 내린 사람이 스스로 포병 전술에 능하다고 선전하는 김정은으로 알려지자, 북한군의 불만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과거 북한 포부대에서 복무했다는 한 탈북자는 “포탄창고에는 수십 년 묵은 포탄이 가득 저장되어 있다. 습기에 방치된 포탄이 제대로 발사될 지 의문”이라며 “포차들은 기동훈련을 자주 해야 하는데 원유가 없어 기동훈련을 제대로 못하는 데다, 대구경 포를 다루는 병사들은 제대로 먹지 못해 태반이 영양실조에 걸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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