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자유아시아방송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며칠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북한이 스웨리예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일본과의 국장급 협의에서 일본 납북자에 관한 재조사를 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습니다. 또는 일본과 북한이 일본측 관계자와 북한 재조사 관계자 명단을 작성키로 했습니다.

한국인과 일본인을 포함한 외국인 납치는 비인간적인 반인륜 범죄에 해당되는 북한의 사악한 인권 유린 행위입니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북한인권위원회는 약 3년 전 ‘북한의 외국인 납치 범죄’라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64년동안 한국, 일본, 미국, 중국, 네데르란드 (네덜란드), 프랑스, 기네 (기니), 이탈리아, 요르단, 레바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타이 (태국)와 로므니아 (루마니아) 등 전세계 14개국에서 18만108 명을 납치했습니다.

또 북한은 한국전쟁 때 김일성 주석의 명령으로 한국에서 8만2천959 명을 북한으로 끌고 갔습니다. 전쟁 이후에도 북한은 3천721명의 한국 어부들을 포함하여 3천824명의 한국인을 북한으로 납치했습니다. 북한은 1959년부터 1984년까지 9만3천 명에 이르는 북송 재일동포들과 그들의 가족을 또다시 출국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북한인권위원회는 자료 조사 결과에 따라 1978년부터 1982년까지 북한 당국이 일삼았던 대부분의 납치 사건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직접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북한이 여러 나라 외국인 25명과 중국조선족 200여명을 납치했다는 것도 확인된 사실입니다. 북한인권위원회 보고서는 납치된 외국인 대부분이 평양 외곽의 동북리 초대소에 머물면서 해외에 파견될 간첩들에게 외국어 등을 가르쳐왔다고 밝혔습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 언론과 비정부기관들이 납북자 문제에 대해 계속 보도해 왔으며 북한으로 끌려 간 한국, 일본과 다른 나라 납북자들의 생사를 확인할 방법을 계속 찾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일본으로부터 인도적 지원과 투자를 받기 위해, 또는 일본과의 무역관계나 나중에 외교관계까지 수립하기 위해 이번 재조사를 하기로 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중국만 의지하는 북한이 대안을 다양화하기 위해 이번 재조사를 하기로 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북한 당국이 납북 문제에 관한 재조사를 하기로 했다는 것은 긍정적인 발전으로 볼 수 있으며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첫걸음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인 납북자 문제는 해결하기가 그리 쉽지 않을 것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2년 고이즈미 일본 총리와 회담을 하면서 북한이 일본인 13명을 납치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 때 북한 지도자가 그들 중 8명이 사망했으며 5명만 살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5명이 결국 일본으로 송환되었습니다. 일본 납북자 가족과 인권보호단체들에 의하면 일본인 납북자수는 100명이 넘습니다. 일본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정치는 시민들과 시민단체들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그래서 13명뿐만 아니라, 일본 납북자 가족과 시민단체들이 납북으로 생각하는 100건이 넘는 사건을 조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일본 시민사회의 압력 때문에 북한과 일본의 관계 정상화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또한 납북자는 일본을 제외하고 13개국의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었습니다. 100건이 넘는 일본인 납북 사건을 조사해도 다른 나라 국민의 납북 사건을 무시할 순 없습니다.

한국인 납북은 김일성 주석의 명령으로, 또는 외국인 납북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실행되었습니다. 완전한 조사를 하려면 그들을 최초의 책임자로 확인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김정은 제1비서가 할아버지와 아버지로부터 권력을 세습 받았기 때문에, 납북자 문제에 관한 완전한 조사는 김정은 정권을 약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지난 몇 십 년 동안 북한 당국이 체결한 많은 합의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신뢰성이 없습니다. 납북자 재조사는 신뢰성을 되찾기 위한 과정의 첫걸음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인권 상황을 개선하며 신뢰성을 되찾으려면 모든 자료와 증인을 접근할 수 있는 투명성이 있는 조사가 필요합니다. 그러한 조사가 현 정권하에서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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