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수정 추기경의 21일 방북으로 남북관계 개선 움직임이 다시 힘을 받을지 주목된다.

남북 간 상호 비방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던 분위기에서 종교 지도자의 방북이 이뤄진 점에서 주목할 부분이 있지만, 경색된 남북관계 전환점으로 보기는 무리라는 관측이 앞선다.

이번 방북은 일단 염 추기경이 2012년 5월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에 임명된 이후 방북 의사를 꾸준히 타진해 온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개성공단 폐쇄 사태 당시 개성공단에서의 성탄미사를 추진하기도 했지만, 장성택 처형 등 북한의 정세변화 등으로 방북하지 못하다 이번에 성사된 것이다.

방북 추진 과정상 남북 간 정치적 의도가 숨어있는 것으로 보기 어려워 보인다.

일각에선 오는 8월 방한할 예정인 교황의 방북을 위한 사전방문이 아니냐는 시각을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천주교 측은 명확하게 부정하고 있어 이번 방북이 오는 8월 '교황 방북'이라는 빅 이벤트로 확대될 가능성도 일단 낮다.

정부 소식통은 이번 방북 배경에 대해 "종교 지도자의 계속된 방북 의사에 대해 남북한 당국이 이를 거절할 수 있는 뚜렷한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남북 양측이 이번 방북을 계기로 관계개선 등 정치적 의도를 가졌다기보다 종교분야가 갖는 특수한 성격에 따라 방북을 허용했다고 보는 편이 적절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 상호 비방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추기경 방북으로 다소간의 긍정적 분위기가 나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염 추기경은 특히 이산가족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여와 올 추석 계기 이산가족상봉 행사 재개 가능성과 관련한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데 직간접적 역할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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