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방북을 추진했다 무산됐던 교황 요한바오로 2세(왼쪽)와 8월 방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News1
2000년 방북을 추진했다 무산됐던 교황 요한바오로 2세(왼쪽)와 8월 방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News1

염수정 추기경의 21일 개성공단 방문은 8월로 예정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앞두고 이뤄진 방북이라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이 북한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며 한국을 찾는 교황의 방북을 위한 사전 답사차원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교황의 방북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정진석 추기경은 2006년 추기경 서임 당시 교황의 방북 가능성에 대해 "교황의 외국 방문은 정치지도자와의 면담이 아니라 각국 신자들을 방문하고 위로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 영접은 천주교 성직자가 해야만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또 "북한에는 성직자가 단 한 명도 없고 신자도 거의 없어 현 상황에서 교황 방북은 힘들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는 이번 방북에서 염 추기경이 북측 인사를 만나는 별도의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교황 방북을 위한 사전 준비와는 관련성이 별로 없다는 의미로 들린다.

한편, 1984년과 1989년 두차례 방한하며 한국과 각별한 인연을 맺었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2000년 바티칸을 방문한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 방문을 권유했으나 실제 방북은 이뤄지지 않았다.

교황청은 북한 내 전교 활동 인정과 성직자 입북 허용 등을 교황의 방북 전제조건으로 제시했으나 북한이 소극적 태도를 보이면서 무산됐다.

대신 교황청은 평양에 특사를 파견하고 수십만 달러를 지원하며 남북 화해 분위기 조성에 적극 나섰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때 축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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