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자유아시아방송 송영대∙ 평화문제연구소 상임고문

북한이 최근 들어 외화벌이를 목적으로 관광사업을 활성화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5일, 평양관광대학 개설과 함께 각 도의 사범대학에도 관광학부가 설치돼 인력배출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북한은 이에 앞서 지난 4월 이후 중국 지안과 평양간 열차관광, 중국 투먼과 남양간 자전거 및 도보관광, 중국 단둥과 신의주간 자가용 육로관광 코스를 신설했습니다. 이와 함께 금강산을 국제적 종합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외국의 투자유치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관광활성화 산업의 성과는 기대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외국 관광객과 투자 유치를 위해서는 국제적 신인도가 있어야하고 북한사회가 개방돼야하며 관광의 하부구조(인프라)가 갖추어져야 합니다.

그런데 현 북한실정으로 봐, 이런 기본요건이 전혀 구비돼 있지 않다는데 근본문제가 있습니다. 북한이 나진항-금강산 해상관광을 위해 지난해 2월 싱가포르에서 임차해온 대형 유람선 ‘황성호’는 지금까지 딱 3번 출항하는데 그쳤습니다.

이는 ‘황성호’를 들여온 달에 실시한 제3차 핵실험으로 인한 유엔의 대북제재 때문에 관광객이 크게 줄어 운항이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중요한 것은 자유로운 활동인데 북한의 경우 허용된 장소에서 허용된 시설물에 대한 관광 및 사진촬영만 허용하고 현지 주민과의 접촉도 당국의 허락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북한당국이 외국관광객에 대해서도 제한과 통제를 가하는 것은 ‘달라’라는 바람은 들어오도록 하되, 자본주의라는 정보유입은 막으려는 일종의 ‘모기장’식(式) 정책에 근거한 것입니다. 거기에다 관광사업의 기초인 비행장, 철도, 도로, 전기, 통신, 숙박시설 등 하부 구조마저 전혀 갖추어지지 않은 낙후된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관광비용도 다른 나라에 비해 엄청나게 비싸다는 것이 여행객들의 지적입니다. 최근 마식령 스키장을 방문한 한 외국인은 외국에서 평균 40달러인 스키헬멧을 북한에서는 600달러에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북한 관광 사업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 관광객들에 대한 신변안전 보호문제입니다.

북한은 1998년 남한의 현대아산과 금강산 관광개발 독점계약을 맺었으나 2008년 남한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사건 이후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남측 부동산을 전부 몰수했습니다. 금강산 지역에 대한 남한 측의 재산권은 1조 5천억 원을 넘는 거액인데 이를 일방적으로 몰수, 처리한 것입니다.

남한 측이 금강산관광 재개조건으로 박왕자씨 사망사건에 대한 사과와 남측 관광객들에 대한 신변안전보장 등을 요구했으나 북한은 이를 묵살해 왔습니다. 이처럼 불안한 나라에 누가 비싼 돈을 들여가며 관광과 여행을 가겠습니까?

또 남한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 등 외국인을 수시로 억류하는 행태도 반복돼 영국 외교부 등은 북한 여행을 자제해 줄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북한의 관광사업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남북관계가 개선돼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북한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몇 가지 관광프로그램은 주로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서 그 수익금은 얼마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금강산 관광재개로 북한이 얻을 이익은 중국 관광객 유치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클 것이기 때문에 진정 관광 사업을 살리고자 한다면 남북관계 개선에 주력해야 할 것입니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