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가량으로 추정되는 여인 등 북한 주민들이 지게와 삽 등을 이용해 수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50대 가량으로 추정되는 여인 등 북한 주민들이 지게와 삽 등을 이용해 수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북한 중앙기관들이 지방행정조직에 지나치게 많은 과업을 지시해 불만이 커지고 있으며 주민들의 피로도 또한 극심하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6일 보도했다.

RFA는 북한의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농사에 집중해야 할 때 북한의 지방기관들이 중앙에서 내린 과업 수행으로 고생하고 있다"며 "중앙에서 강요하는 과제들은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전했다.

양강도의 한 행정기관 간부는 "농촌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라고 지시하고서 한쪽으로는 철도감시시설, 살림집을 비롯한 중앙의 건설과제들이 연이어 내려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중앙기관들마다 당의 방침을 운운하며 자신들이 지시한 과업부터 수행하라고 독촉하는데, 도무지 어떤 과업부터 먼저 집중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어 지방기관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강도의 다른 소식통은 "새벽 5시부터 철길정리 작업에 나갔다가 아침 출근을 해서는 집단적으로 주변농장에 지원을 나간다"며 "이외에도 살림집 건설을 위한 자갈과 모래를 세대당 각각 2입방씩 바쳐야 한다"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특히 내각 경공업성과 보건설, 건설감독성이 아무런 지원도 없이 숱한 자금이 요구되는 '현대화 사업'들을 마구 강요하면서 지방행정기관들에 큰 혼란과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가하면 농업성과 국토환경성, 민주여성동맹들도 엄청난 노동력이 요구되는 과제들을 타산없이 내려보내 땜질식 처방으로 버티고 있는 지방행정기관들은 행정기능이 거의 마비될 지경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과거 김정일 시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많은 과제들이 내려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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