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자유아시아방송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5월 3일은 유엔과 유엔기관인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언론 자유의 날입니다. 이날은 유엔 인권 선언 19조에 명시된 기본적 인권인 표현의 자유를 기념하는 것입니다. 지구촌 세계화 시대인 지금, 세계 언론을 통해 먼 곳에서 일어난 사건을 금방 알아낼 수 있습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는 언론의 자유를 포함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표현의 자유까지 포함한 모든 인권을 수호하지 않는 국가들도 있습니다. 지난 5월 1일에는 언론 자유의 날을 앞두고 미국의 인권옹호단체인 프리덤 하우스가 ‘세계언론자유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프리덤 하우스가 평가한 197개국 중 63개국이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68개국이 언론의 자유를 어느 정도로 보장하고 66개국이 언론의 자유를 탄압한다고 했습니다. 북한은 197개국 중 언론의 자유를 가장 심하게 통제하는 최악의 언론 탄압 국가로 평가 받았습니다. 북한과 함께 최악의 언론 탄압국으로 분류된 나라들은 구소련 공화국 벨라루씨와 뚜르크메니스딴, 공산주의 독재국가인 중남미 나라 꾸바, 아프리카 독재국가 기네와 에리트레아였습니다.

북한이 표현의 자유까지 포함해 인권을 심하게 탄압하고 언론을 엄격하게 통제한다는 것은 전혀 새로운 사실이 아닙니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국제언론감시 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Reporters Sans Frontieres, RSF)의 4년전 발행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독재 체제와 독재자 개인 숭배를 비판한 혐의로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되었다가 조선중앙텔리비전과 조선중앙통신 언론인이던 김경천씨와 차광호씨는 2001년 요덕 정치범 수용소에서 사망했습니다. 사망 당시 카메라 기자였던 60세인 김경천씨와 기자였던 65세인 차광호씨의 유일한 죄목은 북한의 사악한 인권 유린, 특히 표현의 자유가 없다는 것을 비판했다는 것입니다. 그들처럼 지난 60여년동안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되었다 희생된 사람들이 4십만 명이 넘습니다.

1980년대 말 무너진 동유럽의 공산주의 독재국가들도 마찬가지로 독재정권을 그렇게 유지했습니다. 특히 냉전시대에 북한과 많이 비슷한, 북한에서 ‘로므니아’라 불리는 루마니아의 경우는 더욱 상황이 심각했습니다.

오늘날 루마니아는 2007년 1월 유럽연합에 가입한 민주주의 국가이지만, 1945년부터 1989년까지는 공산주의 독재국가였습니다. 당시 루마니아 사람들은 북한 사람들처럼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가 전혀 없었고, 반정부 인사들이 구속과 고문을 당하고, 외국 라디오 방송을 듣다 적발되면 처벌을 받았습니다. 물론 루마니아 신문기자들도 자신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없었고, 인권 탄압이 심하고 경제 상황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독재자와 그의 아내를 찬양해야만 했습니다.

루마니아의 비밀경찰과 '루마니아 인권문제 연구소'와 같은 선전 전문기관들은 루마니아가 인권을 지키고 있다고 외부세계에 선전하며 거짓말을 일삼았습니다. 그러나 국제 언론은 특히 루마니아 망명자들을 통해 루마니아의 인권유린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에 거주하는 2만7천여명의 탈북자들도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이 없던 냉전시대에도 루마니아의 끔찍한 인권유린 상황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알려졌는데, 요즘 같이 인터넷, 위성 텔레비전, 휴대폰 등 통신수단이 엄청나게 발전한 21세기에 현실을 왜곡하며 인권 유린을 영원히 감출 수는 없습니다. 인터넷과 다른 현대 통신수단이 없던 냉전시대에도 공산주의 독재 정부의 왜곡된 선전은 실패하였고, 지구촌 세계화 시대에는 더욱 더 그러할 것입니다. 북한은 국제사회에 참여하기위해 우선 인권상황을 개선해야 합니다. 인권 유린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은 세계 여론을 속이려고 하는 비밀주의가 아닌 민주주의로 향하는 개혁이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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