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이 지난 8일 이건희(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독대한 것으로 전해지자 한나라당이 그 배경을 탐문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한구(이한구) 제2정조위원장 등 한나라당 정책 관계자들은 오래전부터 “현 정권이 대북 지원 창구를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에서 큰 이익을 내고 있는 삼성으로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해 왔다. 30일 목요상(목요상) 정책위의장은 “대북사업으로 현대가 더 어려워지니까 삼성으로 바꾼다면 삼성마저 그런 현상이 생길 우려가 있는 것 아니냐”면서 “삼성까지 동원되면 대외신뢰도 저하 등으로 한국 경제가 더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만제(김만제) 정책위 부의장은 “삼성은 대북 사업에 소극적이었다”며 “현 정권이 이번에는 아주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부의장은 올해 5조~6조원의 이익을 올릴 삼성전자가 ‘목표’가 될 것으로 보고 “최근 삼성전자 부회장이 평양에 간 것도 모두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이런 관측을 일축하고 “남북정상회담으로 큰 물꼬가 트여서 올해 순익이 많이 난 삼성이 북한 남포공단에 백색가전 공장 등 대규모 투자를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백색가전의 경우 국내에서는 이미 경쟁력을 잃어가는 상황”이라며 “북한에서 생산하면 중국에 대한 과세특례 조항이 있어서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각종 투자협정, 전력 문제, 노무 관리 등 문제가 많아 시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회동 내용에 대해 일절 밝히지 않았다.

/김민배기자 baibai@chosun.com

/김덕한기자 duck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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