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 1비서가 부인 리설주와 여동생 김여정, 군(軍) 장성들을 대거 대동하고 인민군 공군 지휘관들의 전투비행기술 경기대회를 관람했다. 최근 ‘2인자’ 자리에서 좌천돼 서열이 대폭 내려간 것으로 알려진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가 김정은의 바로 옆에 배석해 눈길을 끌었다.

노동신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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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0일 김정은이 최근 서부지구 작전비행장을 찾아 인민군 창군(創軍) 이래 최초로 열린 전투비행술 경기대회를 지도했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날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변인선 총참모부 작전국장, 서홍찬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조경철 보위사령관, 윤동현 인민무력부 부부장, 리병철 항공 및 반항공군사령관, 김영철 총참모부 정찰총국장, 오금철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박정천 포병사령관, 장동운 항공 및 반항공군사령부 정치위원 등 인민군 핵심인사들이 김정은을 수행했다.

또 김기남·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등도 김정은과 함께 이날 경기대회를 관람했다.

한편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최룡해가 김정은과 같은 인민복을 입고 김정은의 바로 왼쪽에 앉아 있는 사진을 1면에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 최룡해는 최근 군 총치국장에서 해임돼,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직위만 갖게 된 것으로 알려졌었다. 최룡해를 대신해 군 총정치국장에 오른 황병서는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 오른쪽에 배석했다.

최룡해는 서열상 황병서나 김기남보다 아래다. 그런데 자신보다 서열이 높은 인사들 대신 김정은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는 점에서 서열 하락과 무관하게 여전히 권력을 잃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노동신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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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는 김정은이 직접 지시해 개최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은 이날 “비행사들의 기술기능 수준이 아무리 높고 비행기의 전투동원 준비가 잘 갖춰졌어도 지휘성원들이 준비되지 못하면 맡겨진 작전전투임무를 원만히 수행할 수 없다”며 “항공군이 적들과의 싸움에서 최고사령부의 작전적 구상과 의도를 어떻게 실현하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비행지휘성원들에게 달려있다”고 말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1면에 김정은과 리설주 부부가 함께 비행기에서 내리는 사진을 게제했다. 노동신문은 지난달 2일 김정은이 비행기를 이용해 삼지연비행장에서 열린 인민군 연합부대 지휘관 결의대회에 참석했다며, 김정은이 비행기를 이용한 사진을 최초로 공개한 바 있다.

과거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은 지방 현지시찰이나 해외방문 때 열차만 고집해 왔다. 때문에 당시 노동신문의 사진 공개 이후, 일각에선 김정은이 배짱있고 개방적인 젊은 지도자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전략적으로 사진을 공개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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