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해 백령도와 경기 파주, 강원 삼척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가 중국 민간회사가 생산한 제품과 매우 유사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국방부는 북한이 중국산 무인기를 수입해 개조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개연성은 크지만 아직 최종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판단을 유보했다.

국방부는 8일 브리핑을 통해 한·미 공동조사전담팀의 조사결과 소형 무인기 3대의 발진 지점과 복귀 지점이 모두 북한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국방부는 ‘북한이 중국산 무인기나 중국산 부품을 수입해 개조한 것이냐’는 질문에 “북한 무인기가 네티즌이 찾아낸 중국 민간기업의 무인기와 외형이나 기타 제원상 특성은 매우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그러나 북한이 중국산 무인기를 수입했다는 사실이 최종 확인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또 “북한이 홍콩 등을 경유해 중국에서 개발된 무인기를 수입해 개조하고 금형방식으로 대량생산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이 역시 현재까지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의 북한과학기술전문 블로그 노스코리아테크(North Korea Tech)를 비롯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파주·삼척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가 중국의 무인기 생산업체 ‘중교통신(中交通信·TranComm)’에서 만든 무인기 ‘SKY-09P’ 모델과 유사하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해당 업체의 홈페이지에 공개된 ‘SKY―09P’ 무인기의 날개폭과 길이는 각각 1.92m와 1.21m로, 국방부가 발표한 파주·삼척 무인기의 폭·길이와 불과 1㎝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발사대를 통해 이륙한다는 점과, 낙하산이 탑재돼 있다는 점, 소형 카메라 탑재할 수 있는 것, 3시간의 항속시간과 시속 80~100km의 순항속도 역시 공통점이다.

파주·삼척 무인기에 비해 성능이 향상된 것으로 밝혀진 백령도 무인기 역시 중국의 민간회사 만개비(萬凱飛·마이크로플라이)사의 ‘UV10CAM’ 무인기와 외관이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무인기는 길이 1.6m, 날개폭 2.9m으로 크기가 같다. 체공시간은 4시간, 속도는 시속 90㎞로 성능도 일치했다. 외관 도색이나 날개 끝 부분 모양에서 차이가 있지만 이는 북한이 개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로 군의 북한 무인기 조사과정에서 파주·삼척 무인기 배터리에 중국식 한자가 표기돼있고 내부 장치 및 부품의 상당수가 중국제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 전문가들은 북한이 중국산 무인기를 수입해 카메라 및 일부 송수신 장비를 개조해 사용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북한 무인기와 중국 무인기 개발 업체와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국방부는 지난달 중순 외교 경로를 통해 중국 정부에 협조를 요청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이성열 합참 전략무기기술정보과장은 "중국측에 공식질의를 했지만, 해당 업체들이 민간회사이고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아 생산 및 판매 활동에 관여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이 무인기를 수입했다는 의혹을 받은 중교통신 측은 지난달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통해 “북한 무인기는 우리 회사와 관계 없는 일”이라며 “우리는 한국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기종의 무인기를 절대로 판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