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자유아시아방송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이 설립됐을 때부터 북한의 공식 선전에 많은 모순들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북한은 사회주의 국가로서 평등주의를 설교해 왔지만, 3대 권력세습을 공식화하면서 조선노동당을 공산당도 아닌 김씨 일가 숭배를 바탕으로 하는 김일성 당으로 규정지었습니다. 2010년 9월 28일 노동당 대표자 회의에서 노동당 대표자 회가 개최되기 직전 군 경험이 하나도 없는 김정은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여동생 김경희를 인민군 대장으로 임명했다는 것은 김씨 일가가 북한의 절대적인 주도권을 잡으려고 한다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또한 평등주의를 설교하는 북한은 주민성분 제도를 김씨 일가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용해 왔습니다. 주민성분, 또는 출신 성분으로 알려진 북한의 사회차별제도는 계급을 가리킵니다. 북한은 모든 주민을 성분제도에 의해 3대 계층 51개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3대 계층은 ‘핵심 계층,’ ‘동요 계층’ 또는 ‘적대 계층’이며, 51개 분류란 각 계층을 다시 분류함을 의미합니다.

북한 정권도 25년 전에 소멸된 다른 공산주의 국가들처럼 노동자를 위한 ‘지상낙원’이라 주장하지만, 북한의 사회, 정치와 경제 체제는 노동자들까지 포함해 일반 주민들의 복지를 위한 것이 아니라, 독재자를 숭배하고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김일성 정권 때 북한은 ‘주체 사상’을 바탕으로 했습니다. 그러나 ‘주체 사상’을 설교하는 북한은 소련과 다른 동유럽 공산주의 국가로부터 들어오는 원조와 보조금 수입, 식품, 비료와 석유에 의존했습니다. 구 소련과 다른 동유럽 나라의 공산주의 체제가 무너진 후 더 이상 그 원조를 받지 못해 북한의 ‘량권 제도’가 위기에 빠져 ‘고난의 행군’이 일어났습니다. 1988년부터 2001년까지 13년동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속 요리사로 일했던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씨는 2003년 9월 자신의 회고록 ‘김정일의 요리사’라는 책을 펴냈습니다. 후지모토 겐지씨에 의하면 ‘고난의 행군’때 북한 국민이 굶었을 때 김정일이 온 세계 가장 맛있는 음식을 즐기면서 술 창고에 수입 포도주가 만병이나 있었습니다.

김정일 정권 때 북한은 ‘강성대국,’ 또는 김정은 정권하에서 ‘병진노선’을 이룬다고 했지만, 북한의 권력세습 독재 체제는 ‘강성대국’과는 전혀 다릅니다. 북한은 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이웃 나라를 위협하기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어 있습니다. 또한 북한 주민들이 인권유린, 영양실조와 정치탄압 때문에 매우 어렵게 살고 있습니다.

북한 정권은 한국이 미국의 가난한 식민지라 주장해 왔지만, 한국은 세계 12위 경제 강국입니다. 한국은 한국 전쟁 직후 아시아의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는데, 자본주의 경제와 자유시장 경제를 받아들이고 한국 사람들의 노력, 기업 경영기술에 의해 다른 나라들이 몇 백 년 걸쳐 이루어낸 발전을 몇 십 년 만에 이루며 ‘한강의 기적’을 세계역사에 남겼습니다.

북한 권력세습체제의 모순들이 김정은 정권하에서 악화되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생활수준을 개선하려면 경제 개혁과 개방이 필요한데, 경제문제, 또는 중국의 경제개발 모델을 잘 알던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과 다른 간부들이 처형을 당했습니다. 김일성 주석이 장성택을 자신의 유일한 사위로 선택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장성택과 40년동안 가까이 지냈습니다. 더욱이 북한 정권이 ‘일심단결’을 중요시 했지만, 김씨 일가의 핵심부에 속하던 김일성의 유일한 사위를 제거하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일심단결’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습니다.

김정은 제1비서가 중학교 때 스위스에서 유학을 하면서 서양 문화와 접했다는 것은 긍정적인 요소가 되며 외교정책을 구현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성공한 미국 인터넷 회사 ‘구글’의 회장인 에릭 슈밋이 북한을 방문할 때, 또는 몽골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할 때 김정은이 그들을 만나지 않았습니다. 대신 북한의 젊은 지도자는 알코올, 마약 복용설이 따라다녔던 미국 프로농구 선수 출신 데니스 로드먼과 우정을 나눴습니다. 건국 때부터 부각됐던 북한 정권의 모순들은 김정은 정권하에서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구 소련과 동유럽의 공산주의 독재정권들이 그러한 모순 때문에 무너졌는데, 북한 정권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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