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에 남북 단일 코리아팀으로 출전, 정상을 정복했던 북측 멤버들의 근황이 평양 친선탁구를 마치고 돌아온 삼성생명 방북팀에 의해 30일 전해졌다.

강문수 삼성생명 감독은 “지바 멤버로 부부인 김성희와 이분희는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강감독이 올해 37세인 김성희에게 “단일팀이 되면 뛰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자 김성희는 “체력이 받쳐줄 지 모르겠다”면서도 “불러만 준다면 뛰고 싶다”고 화답했다. 부부 모두 ‘인민체육인’으로 선정돼 정부가 제공하는 자가용을 타고 다닐 만큼 생활은 어렵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분희는 남측 숙소인 고려호텔과 30m 정도 떨어진 창광거리 체육인아파트에 살고 있었지만 상봉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평양 현지에서 MBC 해설을 맡은 박도천 전 대한탁구협회 국제이사는 “이분희와 유순복 모두 5살난 아들을 두고 있으며 평양에서 유소년팀을 가르치고 있다”고 전했다.

박해정은 지바 복식 파트너였던 김혜영에게 줄 머리띠 선물을 챙겨 갔지만 끝내 전하지 못하고 돌아왔다. 박해정은 “북한 선수들이 악착같이 치는 바람에 친선경기가 아니라 진짜 ‘남북 대결’하는 느낌이었다”고 경기 분위기를 전했다. /김동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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