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차 - 자유아시아방송 워싱턴-정영 jungy@rfa.org

최근 연락이 닿은 황해남도 지방의 한 행정직 공무원은 “지난 2년 동안 분조관리제를 실시해보았는데, 성과가 검증되어 올해부터 전국적 범위로 확대됐다”고 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지난 2012년과 2013년 2년 동안 황해남도 재령군 삼지강협동농장 3작업반 1분조를 비롯해 일부 단위를 ‘본보기 단위’로 정하고 분조관리제를 집중 시험해본 결과 생산성이 증가하고, 농가 수익이 늘어나자 전면 도입에 나섰다는 겁니다.

이 소식통은 “황해남도 재령군과 안악군 같은 벌방지대는 이미 포전별, 필지별로 각 농가에 토지가 위임되었다”면서, “지금까지 일부 특수농장을 제외하고 약 70%가 실시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습니다.

아직 분조관리제가 도입되지 않은 단위는 군부대 산하 집단농장과 8호 농장을 비롯해 국가가 운영하는 농장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생산물 분배에 관한 구체적인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농민들은 적지 않은 의혹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중국에 잠시 체류 중인 평안남도의 한 주민은 “농민들도 가을이 되면 자기에게 얼마나 차례질지 계산이 뚜렷해야 의욕적이겠는데, 아직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의견이 분분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농장 측에서는 좋은 땅과 나쁜 땅에 따라 국가 수매곡 비중이 다르다고만 알려줄 뿐, 구체적인 시행규정이나 방법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면서 “가을에 가 봐야 안다는 애매한 대답만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은 올해 2월 평양에서 열린 전국 분조장대회에 보낸 서한에서 “분배에서 평균주의는 사회주의 분배원칙과 인연이 없다”고 못 박고, “국가수매 과제를 합리적으로 해주어 농민들의 생산의욕을 높여주라”고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군량미와 수도미 등 방대한 국가 수매곡 부담을 안고 있는 당국으로선 수매곡 규정을 가지고 농민들과 함부로 약속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는 지적입니다.

이 주민은 “농사 결과는 기후와 비료를 얼마나 투입 하는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지금 결정하긴 어렵다”면서 “농장 측에서도 우선 올해 농사를 지어놓고 보자는 속셈”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당국의 이러한 불분명한 조치가 오히려 농민들의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당장 비료나 영농자재 구입을 위해 개별적인 농민들이 돈을 쓰려고 하지 않는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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