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우리 정부에 대한 비난전을 이어가고 있다.

북한의 대남선전용 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23일 ‘언론들 침몰 여객선 구조 과정에 대해 의혹 표시’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남조선 당국은 분과 초를 다투는 그처럼 긴박한 구조작업을 이런 구실, 저런 구실을 대고 늦잡고 있으며 유가족의 항의에 못 견뎌 마지 못해 구조작업을 하는 척 시늉만 내고 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민족끼리는 “남조선 언론보도에 의하면 세월호 침몰 사건이 일어난 당시 집권자(박근혜 대통령)와 정부가 나서서 1분 1초가 급하다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언한 것과는 달리 구조 현장에서는 경찰이 여러 가지 안전을 구실로 민간 잠수부들의 투입을 막고 있다고 한다”며 “해양 경찰은 자원해 나선 민간잠수부들에게 ‘시간만 대충 때우고 가라’고 했다는 것이 폭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18일 MBN에 출연해 “해경이 민간 잠수부의 구조 활동을 막고 대충 시간이나 때우고 가라 한다” 등 허위 발언을 했다가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된 ‘가짜 민간잠수부’ 홍가혜(여·26)씨의 주장을 그대로 전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민족끼리는 홍씨의 발언이 거짓말로 드러났고, 홍씨가 구속됐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우리민족끼리는 또 “언론들은 또 지금 상태에서 선장과 선원이야말로 어디에 공기를 주입했을 때 가장 효과적일 것인지, 어디에 학생들이 많이 갇혀 있을 것인지, 그 학생들을 구조하기 위해서는 어디를 뚫고 들어가야 할 것인지를 가장 정확히 아는 사람들”이라며 “그들을 구조사업에 동원하는 대신 ‘도망자’라는 구실로 구속하고 있는 것은 분명 사고 원인이 정부와 무슨 관련이 있어서 선장을 언론과 완전히 차단하려는 악의적 의도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억지 주장을 했다.

이어 “언론들은 이 모든 것은 분명 이번 세월호 침몰 뒤에는 보이지 않는 검은 것이 있으며, 당국이 수많은 영혼들을 희롱하면서까지 꼭 흑막 속에 묻어두어야 할 그 무엇이 있다는 것을 너무도 명백히 시사해 주고 있다고 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수차례 종북(從北) 논란을 빚어온 인터넷매체 ‘자주민보’가 주장했던 내용과 거의 동일한 것이다.

자주민보는 최근 ‘세월호와 미군 잠수함 충돌설’을 주장하면서 “선장과 선원이 구조됐다는 것이 무조건 죄가 될 수 없다. 오히려 그들이 살아 있기에 구조 측면에서는 다행이 아닐 수 없다”며 “배의 사고 원인과 배의 구조를 가장 잘 아는 그들이 구조작업을 할 수 없게 정부에서 차단했다는 점이 더 큰 범죄”라고 주장했다.

자주민보는 “박근혜 정부에서 아직까지 세월호가 왜 사고가 났는지조차 모른다는 것 자체가 이번 사고 원인을 함부로 공개할 수 없는 뭔가가 있기 때문이라고밖에 달리 생각할 수 없다”며 “뭔가 공개할 수 없는 사고 원인이 지금 정부가 쳐 놓은 흑막에 가려지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전날에도 외신을 인용해 “선박참사가 힘든 정치상황에 있는 남조선 당국자에게 타격을 주고 있다” “침몰한 배와 수많은 젊은이의 죽음은 그에게 정말로 치명타를 줄 수 있다”고 하는 등 잇따라 정부를 비난하는 보도를 하고 있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