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사태 논의를 위한 미국, 유럽연합(EU), 러시아, 우크라이나 간 4자 회담에 참석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 AFP=News1
지난 17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사태 논의를 위한 미국, 유럽연합(EU), 러시아, 우크라이나 간 4자 회담에 참석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 AFP=News1

"차라리 냉전 때가 더 낫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 이란과 북한의 핵문제, 시리아 내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 알카에다 등 각종 현안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구소련과의 냉전시절이 오히려 더 쉬웠다고 22일(현지시간) 하소연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케리 장관은 이날 국무부 연설 도중 전세계 권력 역학구도가 "과거 아이들에게 (구소련의) 핵공격에 대비해 책상 아래로 기어 다니는 법을 가르칠 정도"로 오래 지속된 동서 간 교착상태에서 벗어나 다변화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냉전시대에는 지금보다 더 쉽고 단순했다"며 "공산주의와 민주주의, 서방과 동방, 철의 장막 등 차이가 극명하면서도 선택할 것이 적었고 덜 복잡했다"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이슬람 급진주의와 같은 신흥 권력집단들이 다수 발생했으며 정부가 통치능력을 상실한 파탄국가들도 너무 많아졌다"며 "수십 년 전에는 필요하지 않았던 정교한 외교 기술도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50~1960년대에는 "경제적·군사적으로 압도적인 힘을 가진 유일한 나라였기 때문에 나쁜 결정을 내리고도 이길 수 있었다"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케리 장관은 그러나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이란 핵 협상과 같은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같은 복잡한 문제나 시리아 내전과 기타 중동 갈등과 같은 일과 싸우고 있다"면서도 "우리가 평화로운 상태를 유지하거나 어려운 일을 해결하고 있는 전 세계 다른 많은 영역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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