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혼 前 미 국무부 특보 "제2의 核시대 막기 위해 북핵 개발 저지 노력해야"

아산정책연구원이 2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역사의 미래(Future of History)'를 주제로 개최한 국제포럼 '아산플래넘 2014'에서 옌쉐퉁(閻學通) 중국 칭화대 국제문제연구소장은 "중국이 북한에 경제제재를 가하면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이란 시각이 있지만, 북한은 어떤 값을 부르더라도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옌 소장은 "이스라엘이나 파키스탄, 중국, 심지어 미국도 오히려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을 때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그는 "북한은 핵 프로그램을 통해 '안전 보장'을 받고 싶어하지만 어떤 나라도 그럴 용의가 없다"면서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한다면) 중국도 분노와 불만을 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도 북 핵실험에 반대하면서 비핵화를 위해 나설 것이란 얘기다.

로버트 아인혼(Einhorn)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보는 "핵물질 보유 국가의 증가와 지역적 이해관계의 충돌로 '제2의 핵 시대' 도래가 가능하다"며 "이를 막기 위해 북한의 핵 개발 저지, 이란의 핵 시설 감축, 미·중·러의 핵 감축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북핵 대책과 관련해 "중국의 대북 정책이 충분하지 않다"며 "중국은 다른 국가들과 협력해서 북한의 변화(핵 포기)를 이끌어 내는 레버리지(지렛대)를 더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일본 자위대 중장 출신인 야마구치 노보루(山口昇) 일본 방위대 교수는 북한의 4차 핵실험 징후에 대해 "나쁜 소식은 북한이 도발을 해도 잃을 것이 별로 없다는 점"이라며 "그래서 미·중·한·일과 북한 내 일부 세력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북한을 제외하면 선(線)을 넘어 핵무기를 추구하는 나라는 없지만 동북아는 민족주의나 영토 분쟁 등으로 '핵 도미노'가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이라며 "중·일 간 영토분쟁을 둘러싼 무력 충돌은 즉시 핵 도미노를 불러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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