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31일 낮 12시15분쯤 서해안 지역의 북한 해안포 및 방사포들이 일제히 불을 뿜었다. 북한군은 연평도에서 백령도에 이르기까지 서해 NLL(북방한계선) 인근 7개 수역에 대해 사격 훈련을 명분으로 500여발의 포탄을 쐈고 이 중 100여발이 NLL 남쪽 우리 수역에 떨어졌다.

한국 K-9 자주포.
한국 K-9 자주포.

이에 대해 우리 군은 ‘3배 대응’ 원칙에 따라 300발의 포탄을 NLL 북쪽 해상으로 퍼부었다. 대응 포격은 모두 K-9 155㎜ 자주포로 했다. 당시 남북 간 무력충돌은 없었지만 남북이 NLL에서 800여발에 달하는 대구경(大口徑) 포탄을 쏘며 무력시위 및 대응사격을 한 것은 6·25전쟁 이후 처음이었다.

2010년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백령도·연평도 등 서북도서엔 신형 미사일, 공격헬기 등 우리 군의 타격무기들이 새로 배치됐다. 하지만 대북 타격력의 주역은 연평도 포격 도발 이전과 마찬가지로 K-9 자주포다. 연평도 포격 도발 때도 북한에 80여발의 대응 포격을 했는데 모두 K-9 자주포가 한 것이었다. 당시 포 6문 중 3문이 불발 또는 고장으로 작동을 안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북한 170㎜ 자주포.
북한 170㎜ 자주포.

K-9 자주포가 이처럼 한국군 포병 전력의 핵심 타격무기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최대 40㎞에 달하는 사정거리와 기동성 등 강점들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K-9 자주포의 개발은 북한군에 비해 현저히 열세이던 우리 포병 전력의 현실이 계기가 됐다. 1980년대 북한군 포병 전력은 수적으로 우위에 있었을 뿐 아니라 보유한 화포의 절반가량이 궤도 차량 등에 탑재, 자주화돼 있어 우리보다 기동성이 뛰어났다. 이를 질적 우위로 극복하자는 취지에서 K-9 자주포를 개발했다. 전문가들은 남북한 간에 포병전이 벌어진다면 자주포 및 다연장로켓(방사포) 간의 대결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차량 등으로 끌고 다니는 견인포의 비중이 북한은 물론 우리 군도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견인포는 포병이 한 번 이동해 포를 배치하고 진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몇십 분가량 걸린다. 그 사이 적은 아군의 포병을 공격해 포대를 초토화시킬 수 있다. 반면 자주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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