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동품 같은 北 무인기에 우리 사회가 휘둘린 건
北의 軍 능력 과장된 데다 우리는 몸 사리기 때문
내 팔 주고 敵 심장 자를 각오면 북 전략은 물거품

양상훈 논설주간
양상훈 논설주간
북한 무인기(無人機)를 무시할 수는 없다. 아직은 아니라도 언젠가는 위협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무인기 사건에서 눈에 더 들어온 것은 '위협'이 아니라 '상상 이하'인 북한 재래식 군사력의 실태였다. 우리 무인기 동호인들은 "북한도 명색이 국가인데 이런 수준이냐"고 혀를 찬다고 한다.

과거 경제 부처에서 우리의 적정(適正) 국방비 산출을 위해 비공개로 북의 전쟁 수행 능력을 평가한 적이 있었다. 복잡한 문제로 생각했으나 의외로 평가는 간단했다고 한다. 북이 전면전에 대비해 비축해놓은 군사 연료가 1.5일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동안 비축량이 늘었다고 해도 결코 10여일분을 넘지 못할 것이다.

이제 북이 기습으로 서울을 점령한다는 등의 가설은 소설에 더 어울리는 얘기다. 현실적으로 북이 군사적으로 할 수 있는 행동은 천안함·참수리정 공격이나 연평도 포격처럼 뒷골목에 숨어 있다 방심하고 지나가는 사람의 뒤통수를 치는 기습밖에 없다. 이런 단발성 도발 능력과 북의 총체적 군사력을 혼동하면 우리의 군사 대비에 왜곡을 낳을 수 있다.

북의 공군과 해군은 '군(軍)'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민망할 정도로 낡았다. 북에서 가장 신형이라는 미그29 전투기 기지를 김정은이 방문했는데 그 사진에 나온 전투기는 마치 골동품 같은 몰골을 하고 있었다. 북은 미그29기 1~2개 대대(16~32대)를 운용하고 있으나 가동률이 50%나 될지 의문이다. 북 공군이 한·미군의 훈련에 맞춰 자체 훈련을 강화하면 감당하기 힘든 추락 사고가 발생한다. 수명을 이미 20~30년씩 넘긴 다른 기체들은 진짜 골동품으로서 자폭 공격을 시도할 수 있을지는 모르나 그나마도 대부분 격추되고 말 것이다.

북의 낡은 잠수함은 천안함을 폭침했다. 바닷속으로 숨을 수 있는 잠수함은 원천적으로 위협이 된다. 그러나 북 잠수함은 1996년 동해 안인진에서 기관 고장으로 좌초했고, 2년 뒤엔 속초에서 어부들 그물에 걸렸다. 세계 잠수함 역사에 희귀한 사건이었다. 북한 잠수함은 전시 작전용이라기보다는 천안함 공격과 같은 평시 테러용으로 봐야 한다.

북은 연평도 포격 도발을 1년 이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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