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영국 수도 런던 서부 사우스일링의 미용실에 어두운 색 정장 차림의 북한 대사관 직원 2명이 잔뜩 찌푸린 얼굴로 들어섰다. 이들은 미용사 카림 나바크(26)에게 다짜고짜 "광고가 불경스럽다. 미용실 유리창에 붙은 광고 포스터를 당장 떼라"고 말했다.

이들이 문제 삼은 포스터에는 '머리 망친 날인가요(bad hair day)?'라는 문구와 함께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사진이 실려 있었다. 맨살이 보일 만큼 머리 둘레를 바짝 깎고 앞머리를 올린 김정은의 머리 모양을 패러디한 것이었다. 북한 직원들에게 위협을 느낀 나바크는 포스터를 뗐지만, 다음 날 다시 미용실에 붙였다.

【증평=뉴시스】강신욱 기자 = 16일 충북 증평군 형석고등학교 강당에서 김혁수 13공수특전여단장이 통일안보 강연을 하고 있다. 2014.04.16. (사진=형석고등학교 제공) photo@newsis.com 2014-04-16
【증평=뉴시스】강신욱 기자 = 16일 충북 증평군 형석고등학교 강당에서 김혁수 13공수특전여단장이 통일안보 강연을 하고 있다. 2014.04.16. (사진=형석고등학교 제공) photo@newsis.com 2014-04-16

'김정은 헤어스타일'이 세계적 조롱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문자·사진·영상 등을 공유하는 인터넷 블로그인 '텀블러'에는 김정은의 헤어스타일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세계 유명인사에게 적용한 합성 사진이 번지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달라이 라마,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도 이 블로그에서는 김정은식 헤어스타일의 '실험 대상'이 됐다.

영국 코미디언 돔 졸리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김정은의 모습은 점점 더 모히칸족(族)이 되는 것 같다"고 풍자했다. 김정은의 머리 모양이 프랑스 루이 15세의 애인이었던 퐁파두르 부인의 헤어스타일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퐁파두르 부인은 머리 윗부분을 풍성하게 강조한 헤어스타일로 유명하다.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나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의 콧수염처럼 김정은 헤어스타일이 '독재자의 상징'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