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북한전략센터 평양의 눈

우리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시청했을 법한 애니메이션들이 있습니다.
‘아기공룡 둘리’, ‘두치와 뿌꾸’, ‘영심이’, ‘달려라 하니’ 등. 지금은 추억이 되었지만 과거에 이 애니메이션들은 대한민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현재 우리 청소년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애니메이션으로는 ‘라바’,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 등이 있는데요. 그렇다면, 북한에는 과연 어떤 애니메이션이 존재하고 있을까요?

■ 소년장수
소년장수는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북한청소년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애니메이션입니다.
소년장수는 1970년 말부터 창작 준비 작업을 시작하고, 1980년대 초에 10부작으로 계획하고 4부까지 완성했는데요. 1988년 2월에는 5부가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그 후 10부의 후속편을 만들라는 김정일의 지시에 의해 소년장수는 1997년까지 꾸준히 제작되었는데요.

실제로 소년장수가 단일 작품으로는 북한에서 가장 내용이 방대한 서사 애니메이션이라고 합니다.

 
 
소년장수의 이야기 배경은 고구려 시대입니다. 1부인 ‘아버지의 장검’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전쟁에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로인해 아버지가 남긴 칼을 이어받게 된 쇠매는 아버지처럼 고구려를 지키기 위해 장수가 되기로 결심하는데요. 쇠매는 훌륭한 장수가 되기 위하여 사냥 대회에 나가라는 어머니의 말씀을 따라 훈련을 하고 떠나게 됩니다. 이처럼 소년장수는 강대한 고구려 시대를 배경으로 위기에 처한 나라를 지키고 구해야하는 고구려 사람이 가져야 할 정신 및 행동을 담고 있는 애니메이션입니다.

 ■ 령리한 너구리
령리한 너구리는 1987년부터 2005년까지 조선 중앙 텔레비전에서 방영된 애니메이션인데요.
1980년대 후반에 등장한 이 애니메이션은 북한 애니메이션의 전성기를 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령리한 너구리는 매 회 귀여운 너구리와 그 친구들이 나와서 여러 가지 과제에 도전하고 이를 극복해나가는 형식으로 옴니버스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박찬미 기자는 평양에서 열일곱 살까지 살다 2007년 한국으로 입국한 신00 씨를 만났는데요. 신00 씨는 평양에 있을 때 령리한 너구리를 시청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평양에서 친구들과 함께 령리한 너구리 주제가를 부르며 뛰놀던 그 시절이 그립다”라고 하면서 과거 추억들을 회상했습니다.

 ■ 다람이와 고슴도치
다람이와 고슴도치는 1977년~1982년에 4부작으로 처음 제작되고 방영된 북한의 애니메이션입니다.
다람이와 고슴고치도 청소년들을 비롯하여 성인들에게 과거부터 현재까지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2005년 2월 2일에 발간된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에 따르면, 이 애니메이션은 다람이(다람쥐)와 고슴도치 등이 한편이 되어 꽃동산을 지배하려는 족제비와 쥐 등 '원수'와 싸우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등장인물들이 동물이긴 하지만, 이들은 군인의 모습을 하고 있어 많은 북한 청소년들에게 선망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등장인물들이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군인으로 설정되고 있는 것은 북한 청소년들에게 선군정치사상을 주입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다람쥐, 고슴도치, 토끼, 오리 등 작고 약하지만 용감한 동물들은 북한 주민을 나타내고 있으며, 가난하고 비열한 생쥐들은 남한 주민을, 생쥐들을 이끄는 족제비는 남한 지도층을, 족제비의 동맹이며 덩치가 크고 사나운 승냥이 그리고 최고 인기 캐릭터인 불여우 장교 들은 미국을 비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다람이와 고슴도치는 겉보기에는 그저 평범해 보이지만 국제정세를 노골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애니메이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의 인기 애니메이션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북한에도 다양한 애니메이션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저 신기할 다름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더욱 놀라운 사실이 있다면, 현재 남북 합작 애니메이션이 존재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에도 방영되고 있다는 것인데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그’ 남북 합작은 바로 ‘뽀롱뽀롱 뽀로로’입니다. 현재 뽀로로는 대한민국에서 ‘아이들의 대통령’이라고 불릴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뽀롱뽀롱 뽀로로는 사계절 내내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어느 숲 속 마을에 사는 뽀로로와 친구들이 겪는 좌충우돌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뽀로로의 인기는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 82개국으로 수출되었고, 프랑스에서는 평균 시청률 47%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는데요. 바로 이 만화가 우리나라 순수 토종 캐릭터이고, 그것도 남북이 합작해서 만든 애니메이션입니다. 뽀로로는 우리나라 아이코닉스가 기획하고 오콘, SK 브로드밴드, EBS, 그리고 북한의 삼천리총회사가 함께 제작했다고 합니다.

사실 북한에는 애니메이션 제작에 우수한 인력들이 많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이러한 인재들을 뒷받침해 줄 기술력이 부족하다고 하는데요. 그런 점에서 뽀로로는 이러한 남북의 상황을 적절히 잘 활용한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의 남북경협을 통하여 우리나라는 북한의 우수한 인재를 저렴하게 이용하였고, 북한도 우리나라의 IT기술을 전수받아 애니메이션을 발달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한반도가 통일이 된다면, 남북의 애니메이션 시장은 어떻게 발전하게 될까요? 아무래도 지금보다 더 많은 애니메이션을 창출해낼 것 같은 생각에 벌써부터 기대가 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에서 인기있는 애니메이션들을 살펴보면서, 남북 합작 애니메이션을 살펴보면서 김홍 기자와 박찬미 기자는 “나중에 통일이 되면 꼭 북한의 애니메이션들을 다양하게 시청하자!”라고 다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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